앵커: 20대, 30대 한국인의 절반 이상은 통일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사단법인 ‘바른언론시민연합’이 23일 발표한 ‘20ㆍ30대 남녀 상대 여론조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는 통일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4%에 그쳤으며 14%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주변국에 대한 호감도도 물었는데 91%가 중국에 대해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비호감도는 88%, 호감도는 12%였습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83%는 북한을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77%는 중국을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67%가 호감을 드러냈고 일본에 대한 호감도 역시 63%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미국이 안보에 도움을 준다는 답변은 74%, 일본이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은 37%를 나타냈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지난 13~18일, 만 20∼39세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통일연구원이 2022년 12월 30일 발행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22’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비율은 20ㆍ30대 뿐만 아니라 40대 응답자에서도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40대는 47.3%, 30대는 42.4%, 20대는 39.1%에 그치면서 50대(61.2%), 60대(66.3%)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특히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단일민족 기반 통일론’에 대해서는 20대의 60.9%, 30대의 55.6%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통일연구원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사회적 규범이 지난 70년 간 통일 담론을 지배해왔지만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상’ 등 남북이 어떻게 살아갈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한 규범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보다 솔직한 통일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통일부와 교육부가 지난 2월 17일 발표한 ‘2022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은 31.7%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학생은 16.2%에 그치며 전년 대비 9.3%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응답자의 82%가 학교에서 통일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통일 관련 이익, 북한의 실상 등에 대해 통일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한국의 경제 전문 일간지 ‘매일경제’가 지난 1월 만 19~28세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향후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통일을 반대하며 현상유지를 원한다’는 의견이 31.7%로 가장 많았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