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미래기획위 첫 회의...“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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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첫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김영호 위원장은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장관의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가 15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렸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를 후손들에게 이어주고 더 큰 한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여는 것이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라며 “궁극적인 해답은 결국 통일 한국을 이루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 장관은 “우리가 꿈꾸는 통일 한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대화와 협력, 평화와 공존의 길을 거부하고 강압, 기만, 대결과 고립의 길을 지속하고 있다”며 통일 한국으로 가는 여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습니다.

권 장관은 “통일은 준비될 때만 실현될 수 있는 일”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통일미래기획위가 한국의 모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통일 정책의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핵문제의 해결이 통일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통일미래기획위가 ‘담대한 구상’의 실천을 위한 이행 방안의 구체화와 공론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밖에 권 장관은 “한반도 평화통일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세계사적인 발전을 이끌어가는 21세기의 시대적 과제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호 통일미래기획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신통일미래구상은 통일, 외교, 안보, 대북정책을 따로 떼어놓지 않고 포괄적, 동시적으로 고려하는 바탕 위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1975년 헬싱키 모델에 따라 북핵 문제, 경제협력, 북한 인권 문제를 삼위일체로 묶어 추진하는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가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방안에 기초해 북한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1975년 소련 등 유럽 33개국과 미국 등 35개국의 정상이 서명한 헬싱키 협정은 동등한 주권 인정, 무력 사용과 위협 중단, 영토 불가침 등을 내용으로 하며 이를 통해 유럽 지역에서의 냉전이 종결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서방 측은 사상ㆍ양심ㆍ종교ㆍ신앙 등 기본적 자유와 인권 존중, 인간의 평등과 자결권 보장 등의 가치를 비민주국가인 소련에 끝까지 요구하며 조약 안에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헬싱키 협정에서 따온 헬싱키 접근법 혹은 헬싱키 프로세스는 안보 분야를 비롯해, 경제, 인권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하는 압박 과정을 의미합니다.

김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09년 언론 기고글을 통해 “북핵, 경제협력, 인권 문제를 묶는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를 국제공조 아래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난 2018년 한 토론회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를 향해 “민족공조 노선에 휘말릴 게 아니라 미국과의 국제공조에 나서 인권 문제를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1994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기초가 된 민족 패러다임을 한단계 발전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에 바탕을 둔 통일 방안을 마련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달 28일 발족한 통일미래기획위는 정치ㆍ군사, 경제, 사회문화, 인도ㆍ인권, 국제협력 등 5개 분과로 구성됐으며 통일정책 개발, 통일 공감대 확산 등을 목표로 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통일미래기획위 논의와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신통일미래구상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