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북 홍수로 방사능폐기물 저수지 범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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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사능폐기물 처리 전문가인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20일 최근 폭우로 인한 북한의 홍수로 우라늄 광산 및 우라늄 정련공장과 연결된 방사능폐기물 저수지가 범람해 주변 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의 홍수로 북한 영변 핵시설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저는 영변 핵시설을 몇 번 가봤습니다. 홍수 기간 중에도 가봤죠. 그 때가 1992년이었는데 당시 영변 핵시설은 홍수 중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홍수에 대비해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홍수가 나 일부 시설이 물에 잠겨도 가동되도록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영변 핵시설은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홍수가 나도 별다른 피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영변 핵시설보다는 우라늄 광산과 우라늄 정련공장 쪽이 홍수로 인한 방사능 오염 피해를 줄까 더 우려됩니다.

기자: 우라늄 광산과 우라늄 정련공장 쪽이 더 우려되신다구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우라늄을 채굴하고 정련할 때 물을 많이 사용합니다. 우라늄 광산 현장을 청소하거나 우라늄 광석을 용해(dissolve)할 때 사용하는거죠. 이 때 우라늄 광석에 있는 라듐(Radium)이란 물질이 폐수에 섞여 저수지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 라듐에서 '라돈' 가스라는 방사성 물질이 나옵니다. 이와 같은 방사능폐기물이 있는 저수지가 홍수가 나면 범람해 방사능폐기물들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이 강물이 식수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입니다.

기자: 북한의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을 언급하셨는데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자체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저수지가 문제입니다. 북한 평산에 있는 우라늄 정련공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두 개의 저수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산 위 광산시설 옆에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정련공장에서 강을 건너 파이프라인, 즉 배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저수지에 우라늄 광산과 정련공장에서 물에 섞여 나온 방사능폐기물이 쌓여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주간 북한에 내린 폭우로 이 저수지가 범람했을 수 있는 겁니다.

기자: 정련공장은 괜찮다구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우라늄 정련공장 자체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홍수에 대비했을 겁니다. 정련공장 근처에 있는 저수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북한 당국이 홍수 때 이 저수지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자: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과 연결된 저수지의 범람 여부를 보여주는 위성사진이 있습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지금 다른 것을 지켜보느라 바쁘기 때문입니다. 북한 평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에 관심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 내 방사능폐기물 저수지 범람 여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한의 홍수로 방사능폐기물 저수지가 범람해 주변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는 이상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