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평산 우라늄광산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의 서해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 정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채취한 해수 성분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평산 우라늄광산과 광석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정련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서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와 관련해 현재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이미 8월 23일 금요일 오전 경에 NLL, 즉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해수를 채취해서 분석 중에 있습니다. 이 분석 결과가 한 2주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분석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SNS, 즉 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서도 23일 오전 NLL 부근에서 6개 지점의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평산 우라늄공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언급한 북한의 5대 주요 핵시설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5일 미국의 민간 북한 전문가 제이콥 보글의 주장을 인용해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광산에서 흘러나온 폐기물에 의한 방사능 오염과 이 폐기물이 서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27일 북한에서 가동 중인 가장 큰 우라늄광산인 평산 광산에서 누출된 폐기물의 양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사이에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38노스는 평산 우라늄광산에서 활발한 채굴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배출된 검은 찌꺼기가 인근 저수지에 쌓여 유해 방사성 물질인 라돈과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 등을 배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오염 정도를 알 수는 없다면서 한국 측이 한강과 예성강이 만나는 지역의 오염정도를 조사해 봐야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평산에는 우라늄 광산과 정련공장만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 시설에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문가들로부터 듣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에선 방사성 물질 유입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야당인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지난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최근에야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에 나선 것은 때늦은 대응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북한으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도 지난 26일 서울신문 기고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민간 학자들과 함께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극소량의 방사능이라도 오랜 기간 인체에 쌓이면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 당국이 광산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 : 많은 광산들에서 폐광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하천수 오염을 일으키는 일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적어도 북한이 실제로 그 곳에서 우라늄을 캐내고 있다면 광산의 안전성 검증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실제로 방사성 물질이 흘러 내려오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적은 양의 방사능이라도 장기간 인체에 축적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