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산 우라늄 광산 일대 움직임 활발”

11월3일 평산 우라늄 광산 주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늘어난 폐기물 더미를 확인할 수 있다.
11월3일 평산 우라늄 광산 주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늘어난 폐기물 더미를 확인할 수 있다. (/38 노스)

0:00 / 0:00

앵커: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 일대에서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2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평산 광산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채굴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먼저 위성사진을 통해 채굴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spoils)들이 광산 주변에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북동쪽 광산에서 폐기물이 35미터 가량 연장됐습니다.

특히 서쪽에 위치한 가장 큰 광산에서 지난 1월과11월 사이 배출된 폐기물 더미가 폭 30미터, 길이 107미터로 관찰됐는데, 10월과 11월 한달 사이에만 50미터가 늘어났습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10월 광산에서 활발한 작업이 이뤄진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평산 공장은 북한의 최대 우라늄 공장인만큼 주변 일대의 활동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이 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내 가장 중요한 우라늄 생산공장입니다.

보고서는 또 평산 우라늄 광산 지역에 있는 정련공장 주변으로 10월 이후 특수 철도 차량, 유조차, 액체용 탱크차, 무개차 등이 관측됐는데 이들 차량이 우라늄 농축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약품을 운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정련공장은 우라늄 광석을 화학공정을 통해 우라늄 정광으로 분리하는 시설로,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 우라늄 생산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생산된 우라늄이 모두 핵무기를 위한 농축에 사용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이 광산에서 나온 우라늄은 농축용(enrichment)이 아닌 경수로 연료(fuel)로 사용됐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라늄 생산을 관찰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또 올해 여러 차례 북한을 강타한 태풍으로 광산 지대 터널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새 터널이 지어질 때까지 평산 공장이 완전 가동되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평산 광산을 추적해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Victor Cha) 한국 석좌는 지난 8월 북한의 우라늄 농축원료 공급원인 평산우라늄 정련공장을 미북 비핵화 협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평산 공장은 박천 우라늄 공장을 대체한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에서 알려진 유일한 우라늄 정광 생산시설로 국제원자력기구가 1992년 마지막으로 방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