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운동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ˑ민주 대선 후보들의 대북 정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11월 5일 제 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미국에서는 공화당 전당대회(전대)를 시작으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잘 지냈다며 재집권하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나는 그들과 잘 지냈으며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지만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그러나 우리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입니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트럼프 후보의 '외교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의 이 발언과 관련해 "우리는 현실을 다뤄야 한다"며 "현실은 '미친 사람' 김정은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무기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김정은과 만나 악수하고 눈을 바라보면서 거래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가 재선되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려할 것이라며 거래 성사를 위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 역시 대북제재 해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적 혜택, 한미동맹 약화를 기대하며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 참여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지난 싱가포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을 제한 및 중단시켰습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그것은 김정은에게 매우 중요했습니다. 김정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대가로 한미군사협력 제한 등에 트럼프가 동의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는 북한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가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재선 후 북한에 우호적인 인물이 국무장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임명되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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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19일 RFA에 트럼프가 재선되면 존 볼튼 당시 보좌관처럼 북한과의 부분적 거래를 반대했던 측근들의 제약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거래 성사에 필요한 타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8월 19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채택될 정강 등에서 대북 정책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존 대북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유력한 전망입니다.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발표한 정강은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포함해 동맹들과 함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위협을 제한하고 제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 진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조율된 외교 켐페인(운동)을 펼쳐갈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인도주의적 지원과 북한 정권의 참혹한 인권침해 중단을 위한 압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되든 조 바이든 현 정부가 추진한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 대북 정책은 현재 미국 내 외교관, 군인, 외부 전문가 등 기성 미국 외교정책 그룹(집단)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재선되어 북한과의 거래 성사를 위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고 부분적 합의를 하려고 하면 기성 미국 외교정책 그룹들이 이를 저항하고 트럼프에게 그것은 실수라며 설득하려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