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상황과 관련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반도 내 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두고 '국익이 없으면 떠난다'는 취지로 언급한 이후 한국 등 다른 동맹국 내 군사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기자 설명회에서 주한미군 감축이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말했듯이 우리는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사가 없습니다. (The president, as he has said repeatedly, has no intention of drawing down our forces from South Korea or from Europe)
내전이 없고 외부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오랫동안 주둔한 한국,유럽과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역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분명 주한미군 철수 의사가 전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우리는 한국, 일본, 독일 등 동맹국에서의 철군을 말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철군이 미국의 동맹국 관계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상황에 따라 주한미군 규모의 조정이나 재배치는 일어날 수 있지만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지 않는 한 주한미군이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군 배치의 가장 큰 목적이 북한으로부터 잠재적 공격 위협인 만큼 북한 문제 해결 없이 주한미군 변동도 없다는 설명입니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프가니스탄과 동맹국에서의 미군 철수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에 상당한 차이가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인 상당수가 20년간 이어진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의 개입을 끝내거나 줄이는 것을 지지하는 반면 한국, 일본, 나토(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전통적 동맹국에서 미국의 약속을 유지하는 것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미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 역시 미군의 임무를 완수해 몇년 전부터 철군을 준비했던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달리 북한의 위협 억제 및 방어라는 한국과 동북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목표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가까운 시일 내 미군 철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엄 연구원은 또 미국이 '언제 어디서나 조건없이 만날 것'이라며 북한 쪽에 공을 넘긴 채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사태는 북한에 관한 주요 변화를 기대할 가능성을 더욱 낮췄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결정은 미국 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 국내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전략에 근거한 것"이라며 한국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다만 미국의 아프간 철군 결정이 한국 등 다른 동맹국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여러 대외, 대내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사태는 북한 문제를 더욱 소외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당분간 북한 외교 보다는 아프간 사태를 비롯해 중국,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대응과 경제 재건 등을 정책 우선사안에 둘 것이란 설명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주요 도발에 나서지 않는 한 북한과 관여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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