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G “북핵, 올해 주목할 세계 10대 분쟁…미북외교 전망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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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주목해야 할 10대 국제분쟁 중 하나로 북핵 문제가 지목됐습니다. 올해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북 간 외교 전망은 어둡다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미 네덜란드 대사관과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이 21일 워싱턴DC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2020년 주목할 10대 분쟁’(10 Conflicts to Watch in 2020)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북 관계를 올해의 10대 분쟁 가운데 일곱 번째로 소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을 가졌고 지난해 10월 스웨덴, 즉 스웨리예에서 실무협상이 열렸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미북 간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양국 간 외교 전망은 어둡다는 겁니다.

다만, 로버트 멀리(Robert Malley) 국제위기그룹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북 양국 모두 지난 2017년 ‘화염과 분노’ 수준의 긴장 고조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멀리 대표 :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로 일컬었던 지난 2017년 수준까지 가길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협상이 재개됐을 때 필요한 무기 지렛대 또한 계속 개발할 것입니다.

멀리 대표는 또 주용철 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앞서 21일 유엔 군축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은 앞으로 핵과 미사일 발사 중지 약속을 점진적으로 어길 것(nibble)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의 고강도 북한 측 도발 혹은 비핵화 협상 재개라는 두 개의 출구(off-ramp)가 있지만 올해는 미국 대선 변수가 있는 만큼 양국 모두 일단 대선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레베카 하인리히(Rebeccah Heinrichs)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역내 동맹국을 사정거리에 두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한다면 이는 매우 어리석은 행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미국 동맹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좌시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인리히 선임연구원 :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사거리 안에 두진 않지만 역내 동맹국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은 용인하게 함으로써 미국과 동맹국이 분열되길 원합니다.

한편, 토론회 사회자로 나선 안드레 하스펠스(André Haspels) 주미 네덜란드 대사는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완전한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했습니다.

하스펠스 대사는 대북제재는 확실히 이행돼야지만 효과가 날 수 있다며, 이는 모든 국가가 제재 이행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교역의 95%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