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 대북인식 악화…10명 중 3명 “북, 경계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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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2019년 한국 초·중·고교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2018년에 비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와 교육부는 11일 한국의 초·중·고교생들이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과 통일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와 교육부가 진행한 ‘2019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2018년에 비해 악화됐습니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학생들 가운데 36%는 ‘북한 정권이 한국에 어떠한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당시의 응답 비율인 28%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북한은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를 기록, 2018년 51%에 비해 하락했습니다.

“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018년 5%에서 2019년 8%로 증가했습니다.

‘현재 한반도, 즉 남북이 평화로운 상황인가’라는 질문에는 “평화롭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평화롭다”고 응답한 비율을 앞질렀습니다. 앞서 2018년 진행된 조사에서는 평화롭다고 응답한 비율이 평화롭지 않다고 답한 비율을 크게 앞지른 바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당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남북이 “평화롭다”고 답했지만 2019년에는 19%만이 이같이 답했습니다. “평화롭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8년 16%에서 2019년 34%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청소년들도 2018년에 비해 순탄하지 않았던 2019년의 남북, 미북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태은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2018년과 2019년 남북관계의 분위기와 변화를 학생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2019년은 미북대화의 진전이 없었고 남북관계 진전도 추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변화가 학생들의 인식에 반영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어 민 부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은 학교, 주변 어른들, 언론 등을 통해 북한과 관련된 소식을 접하고 북한과 관련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라며 “통계학적으로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 때문에 청소년들의 대북 인식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영향은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 주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도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주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52%가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2018년 응답 비율인 57%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8년 6%에 비해 2019년 9%로 소폭 상승했고 “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2018년 2%에 비해 소폭 상승한 3%를 기록했습니다.

남북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 비율도 2018년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6%로 2018년 63%에 비해 감소했고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19%로 2018년 14%에서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9년에는 미북,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였다”며 “이에 따라 학생들의 기대감이 하락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2019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의 초·중·고등학생 6만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우편, 방문 조사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0.38%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