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막후에서 북한에 외교적 접근을 했을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재직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키스 루스(Keith Luse)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이 전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선임 자문위원을 지낸 루스 사무국장은 16일 미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실패한 2019년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세밀한 고찰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루스 사무국장: 하노이 정상회담을 돌아보고 그 상황에서 미북 대화를 재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어떤 요소들이 남아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it's important to take a look at Hanoi and to determine what pieces may remain from that situation that could be helpful toward rebuilding US talks with the North.)
루스 사무국장은 스웨덴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가 이날 개최한 '한반도 대화 재개: 5개의 관점(Resumption of Dialogue on the Korean Peninsula: Five Perspectives)'이라는 화상 토론회에서 현재 대북 정책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북한에 조용히, 막후에서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 would be very surprised if the Biden Administration had not already reached out to North Korea quietly, behind the scenes.)
그는 그러면서 이 막후 논의에서 미북 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이 생각하는 의제는 무엇인지 등을 묻는 과정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But I would imagine that part of this process will involve asking the North Koreans what is on their agenda in terms of returning to the negotiating table.)
루스 사무국장은 또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위한 틀을 마련하기 위해 미북이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세계 지도자를 미북 협상의 중개자(mediator)로 선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독일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북아시아 이외 지역의 지도자가 미국과 북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해 비핵화를 위한 다자간 틀을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주도로 했던 6자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결과(ongoing, enduring outcome)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방안을 찾아 국군포로와 인권 문제 등을 포함하는 궁극적 비핵화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바이든 미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준형 원장: 바이든 행정부가 너무 서서히 움직이면 북한이 미국의 이전 행정부에 그랬듯이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봅니다. 북한 내부 정치 상황을 확고히 다잡고 생존하는데 여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North Korea's still struggling to maintain solid grip on domestic politics. They're trying to survive, manage to survive.)
김준형 원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 도발에 나서 오바마 행정부 8년의 기회를 망친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의 신호를 기다리며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일본 게이오대학 동아시아연구소의 니시노 준야 현대한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은 한일 간 갈등을 이용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해 온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한일 간 잘 조율된 대북 정책을 수립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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