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꼽는 미국인이 계속 줄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낮은 관심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꼽는 미국인은 100명 중 7명(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지난달 1~23일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성인 1천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50%)이 중국, 세 명 중 한 명(32%)이 러시아를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꼽았으며 북한이 큰 차이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5%, 민주당 지지자의 9%, 무당층의 7%가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꼽는 비율은 지난 몇 년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전체 응답자의 51%가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지목했지만, 2019년 북미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그 비율은 14%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2020년 12%, 2021년 9%, 2022년 6%로 계속 감소했습니다.
갤럽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최근 미국의 중국 정찰 풍선 격추와 코로나의 중국 우한 기원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북한을 최대 적국으로 꼽는 미국인의 비율이 계속 낮아지는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낮은 관심도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에게 있어 북한의 위협은 러시아와 중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이미 상당히 낮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주요 문제로 부상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둔감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또 지난 2021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증가했지만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를 채택하지 못하면서 북미 관계가 크게 악화되지 않은 점, 북한의 도발이 주로 미국보다 한국을 겨냥했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도발을 지속해도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은 중국과 러시아에 밀려 일시적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성장 실장 : 북한이 태평양을 향해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일시적으로 (미국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과거 2018년이나 2017년처럼 높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한국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이신욱 연구교수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에게 러시아와 중국은 패권 도전국”이라며 “수십 년 동안 협상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한 북한보다는 시급하게 다가온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한반도로 돌리기 위해 한국을 겨냥한 도발 등을 감행할 수 있지만 결국 북한은 미국 외교 문제의 후순위로 밀려 실익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