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미 무반응은 협상서 우위 점하려는 포석”

0:00 / 0:00

앵커: 미국이 지난달 중순 이후 북한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리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이든 행정부가 "2월 중순부터 뉴욕(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정부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침묵을 장기화하면 향후 미국과의 거래에서 자신의 위치가 강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불안을 조장하려는 심리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접촉 사실을 외부에 알려 북한과 국제사회에 미국이 곧 대북정책을 공개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알리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이번 막후 접촉은 현재 미북 관계에서 비협조적인 국가가 미국이 아닌 북한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상기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막후 접촉을 통해 북한과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북한이 실제로 미국의 제의에 반응할 가능성 또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현재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의 영향으로 외부와 관여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양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이 반응하지 않는 더 중요한 이유는) 미국이 막후 접촉에서 협상 테이블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미국과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More importantly, the US, if they have gone to a backchannel, probably they did not put anything on the table. North Korea is not going to meet with the United States unless the US puts an offer on the table first. They don't want talk for talk's sake.)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 담당국장을 지냈던 앤서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한국 및 일본 순방 결과를 기다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도 북한이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뉴욕(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을 넘어 북한 정부에 직접적으로 접촉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접촉한 방법은 알 수 없지만 직접적·간접적인 대화 통로가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는 북한에 전달됐다"고 말했습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북한과 접촉을 위해 뉴욕 이외에 다른 직통 경로를 사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과거 뉴욕을 통해 주로 북한과 접촉했지만 이전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른 직통 경로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북한에 우선 코로나19 지원 등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 12일 전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수주 내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