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바이든 정부와 협상을 시도하고 이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2024년 새롭게 들어설 미국 정부와의 군축협상을 노리며 고체 추진 ICBM 등 전략무기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이상민 현역연구위원은 21일 미국의 오는 11월 중간선거, 2024년 대통령 선거 일정에 맞춰 북한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발간한 ‘2022년 북한 핵미사일 개발 전망 및 군사적 대비방향’ 보고서에서 일단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북한이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다음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때까지 국면전환에 필요한 협상카드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중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서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가 9월 즈음이며 지난 5차, 6차 핵실험 모두 9월에 있었다며 9월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습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핵 실험이 훨씬 큰 도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사일이나 위성발사보다도. 그래서 더 큰 도발을 뒤쪽으로 놓고 국면전환 앞쪽에서 위기를 최대한으로 고조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간선거 이후에도 (핵실험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5차, 6차 모두 9월에 했었고요.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 전후까지 원하는 협상에 이르지 못한다면 오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고 추가 협상카드 확보에 나설 수 있다며 두 번째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는 가정 아래 새롭게 들어설 미국 정부와의 군축협상을 바라보며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오히려 그냥 차라리 그러면 공화당이 된다는 가정 하에 공화당 정부와 협상을 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 봅니다. 근데 2024년으로 가면 추가적으로 2년이라는 시간이 더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북한이 고체 추진 관련해서는 최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데 시험발사도 별로 하지 않고 그 (2년) 기간 동안 시간을 벌어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해협 갈등 등이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것인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남 교수는 일단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북한이 군사도발을 이어나가며 대북제재 해제 등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려 할 것이라는 이 연구위원의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남 교수는 우크라니아와 러시아의 전쟁이 중단되고 대만해협의 갈등이 지금보다 커지지 않는다면 북한은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은 미국을 상대로 도발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지 여부는 국제 정세에 달려있다고 보았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어 미국이 굉장히 피로감을 느끼고 군사력이 분산된다면 (북한이) 계속 도발하겠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휴전에 들어가고 대만해협 갈등이 조만간 나타나지 않고 중국이 또 내부 갈등 문제가 생긴다면 도발을 지속하는 것은 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북한의 (미국) 중간선거 이후 도발은 전반적인 국제 정세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 남 교수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오는 2024년까지 바라보고 인내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오는 11월에 열리며 하원 전체 435석,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롭게 뽑을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 1월 33%까지 내려갔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전방위적인 제재를 단행하자 지지율은 반등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