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가 북한이 외무성 산하에 대미협상국장 직을 신설했다면서 이로 인해 기존 대미 부서인 북미국이 대체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외무성 '대미협상국장'이라는 직위를 지난 30일 북한 측 발표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30일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북 정상 간 관계가 특별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확실하게 접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외무성 대미협상국은 신설된 부서인 것은 분명하나 기존 직제와의 관계는 시간을 두고 파악해봐야 한다"며 "외무성의 별도 부서인지 기존 북미국을 대체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치기 위해 대미협상국을 신설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명칭 그대로 해석하자면 북미국을 대체했다기 보다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의) 협상만을 강조한 부서인 셈인데요. 대미 협상 의제인 핵 문제와 관련된 군부 측 인사들도 합류한 종합적인 부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에 나온 신임 대미협상국장의 담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북한이 발표했던 내용들과 그 기조가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표현) 수위상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큰 주제는 같다"며 "한국 정부는 미북이 상호 신뢰와 존중의 자세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담화는 미북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물으면서 비핵화와 관련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재차 촉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국제사회가 외교, 경제적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일단 이번 북한의 담화에는 대화 의사가 강하게 내재돼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담화의 맥락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관련 입장은 결이 다르다는 것이고, 이렇게 구분해서 비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는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도 "지난 22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심으로 사의를 표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때의 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이 대미협상국장 직을 신설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