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과학자들 “미북관계 개선으로 ‘과학외교’ 재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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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북 간 과학 교류사업의 주축이 됐던 미국 과학자들은 미북 관계가 호전돼 북한과 '과학 외교'를 재개할 발판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는 21일 과학을 통한 평화적인 대북 외교를 주제로 한 온라인 화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2009년 북한을 방문했던 당시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장 피터 아그리(Peter Agre) 박사를 비롯해 백두산 화산연구의 권위자인 제임스 해먼드(James Hammond) 런던대 교수, 리처드 스톤(Richard Stone) 미국 사이언스 매거진 편집장 등 북한을 방문한 과학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북한과의 과학교류 활동 경험이 있는 린다 스타헬리(Linda Staheli) 글로벌 코 랩 네트웍(Global Co Lab Network) 회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과학이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국가들과 평화적인 방법으로 관계를 다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헬리 회장: 가끔 과학적 관계는 미국이 견고한 외교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들과 관계를 만드는 방법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중국, 당시 소련, 이란, 쿠바 등의 국가 과학자들과 교류한 적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과학자들간 북한 안보 분야나 식량, 보건, 농업과 같은 인도적 기술지원 등에 대해 교류했습니다.

스톤 편집장은 특히 북한 산림문제나 재난 방지와 같이 문제 해결이 시급한 분야에서 양국 간 과학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 중 방영된 미북 과학교류 관련 기록 상영물에서 미 연구기관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Jenny Town) 선임 연구원은 2015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본격화로 미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됐고, 단기간 내 양국간 과학 교류가 재개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전미북한위원회(NCNK) 대니얼 워츠(Daniel Wertz) 국장은 미북관계가 전환돼 과학교류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워츠 국장: 저는 미북이 진전을 이뤄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면 양국 관계가 진정한 전환점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 외교, 과학 협력은 이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해먼드 교수는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사이버 위협을 가하는 북한과의 과학 교류가 위험할 수 있지 않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북한과 협력하는 분야에 대해 각국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구에 필요한 장비 역시 유엔 대북제재결의에 따라 승인 여부가 결정되고, 영국 외교부, 미국 국무부 등 외교 부처와 북한 교류사업에 대해 신중히 논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그리 박사 역시 북한과의 교류는 생활 과학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군사나 무기 관련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고, 스톤 편집장은 교류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받는 단계부터 철저한 심사를 거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재 북한 과학자들과 백두산 화산활동 연구를 위해 소통하고 있다는 해먼드 교수는 북중국경 지역의 화산활동 관련 연구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아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잠정 연기됐다며, 국경 봉쇄가 풀리는대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 기자,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