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차기 미 대선까지 경색 기조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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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까지는 비핵화 대화 등에 나서지 않는 현재의 경색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가 26일 서울에서 ‘김정은의 핵전략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외신 기자설명회.

곽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외 접촉, 특히 한국·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 같은 기조를 다음 번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현재의 바이든 행정부와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폐쇄적인 태도를 이어가면서, 과거 협조해 성과를 만들어낸 바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운동에 나설 때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 2024년이 되면 전체적인 국면이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으로 봅니다. 2024년에 어떤 대선 캠페인이 나올지에 대해 북한이 초점을 맞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곽 대표는 북한이 당분간 한국 내 갈등과 대일 관계, 그리고 해외 동포 등 모두 세 가지 측면을 이른바 한국 측의 ‘약한 고리’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번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양분됐던 한국 내 갈등을 더 악화시키거나, 북·중·러 연대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간 협력 중 북일 관계 개선을 통해 일본을 떼어 놓으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해외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을 포섭해 자신들의 선전 논리를 확산시키고 북한 내 경제에 기여토록 하는 한편, 대남 공작에 활용할 통로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지난 8일 발표된 핵무력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핵보유국 선언과 향후 핵 협상을 비핵화가 아닌 군축으로 유도하려는 목적, 그리고 북한 지도부 축출을 시도할 경우 바로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위협 등 세 가지 의도를 가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는 자신들이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면서, 언제든 핵보유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이른바 ‘변수형 비핵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기존에 내세운 이른바 ‘3D’ 개념에 민주화(Democratization)를 추가해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주 진행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언급하며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 내 인권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숨 쉬는 순간에도 북한에서는 누군가 죽어가고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한 순간도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3D, 즉 ‘핵 억제(Deterrence)와 핵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 등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곽 대표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한 것을 언급하며 큰 가치와 연대를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길을 가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제언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