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내달 말로 예상되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미국에 분명 좋은 기회라면서도 협상 준비 부족으로 실질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강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한국학연구소 소장은 23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현재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기에 좋은 기회인 것은 사실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강 소장 : 지금 미국은 10년 전과 비교해 북핵 협상에서 더 좋은 기회를 갖는 등 매우 고무적인 상황에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무슨 말을 할지 등에 대해 충분히 준비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로 참석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역시 지난해 역사적인 1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미북 관계가 크게 전환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기대할 만한 협상 결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2차 정상회담에서 미북이 보기에 그럴 듯한 협상 결과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 등 좋은 협상(good deal)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또 ‘행동 대 행동’(action to action) 방식으로 미북 양국이 비핵화에 대해 상응조치를 취하는 협상 전략이 사실상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소장과 차 석좌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 억제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회담에서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한다 해도 실제 미국을 향해 핵이나 미사일 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와 달리 핵 프로그램을 공격용보다는 협상용으로 쥐고 있다는 것이 강 소장의 설명입니다.
이날 토론회의 진행을 맡은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역시 핵 프로그램을 완성한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부터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자제하고 미국에 보상을 요구하는 등 핵 프로그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초기 비핵화 목표로 내세웠던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가 사실상 실행되기 어렵다며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서도 이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