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공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4년부터 북한을 7차례 방문해 북한 영변 핵시설 등을 직접 목격한 헤커 박사는 25일 오전 기자들과 전화 설명회를 갖고 북한 비핵화 정도를 핵무기 원료(bomb fuel), 무기화(Weaponization), 운반체계(delivery systems) 등 3가지 기준으로 설명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 등 핵무기 원료 물질 생산은 북한에서 계속 늘어났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으로 핵물질을 무기화하고 핵무기를 운반하는 능력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어 핵무기를 6, 7개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는 것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수소폭탄 등을 제작할 수 있는 무기화와 운반체계 능력 강화가 훨씬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무기화와 운반체계 능력 감소를 목적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커 박사: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을 고착화시켜야 합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공식적으로 동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 공식화된 후 영벽 핵시설 폐기를 시작으로 북한의 플루토늄 등 핵물질 폐기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 비핵화 과정은 약 10년 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단(halt), 점진적 철폐(roll back), 폐기(eliminate)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미국 민간단체 '참여 과학자 모임(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국장 역시 이날 설명회에서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모든 미사일 시험 발사 금지를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라이트 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과 위성발사 금지도 공식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