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1) “미북 정상회담 대비 특사 임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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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수락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면서도 회담 시기나 수락 조건 등과 관련해 너무 서두른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특사임명의 시급성을 지적했습니다.

아이혼 전 특보 : 정상회담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한 사람이 모든 주요 결정권을 갖고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적절한 준비 없이 대화에 나서서는 안됩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탐색적 대화에 나설 특사를 시급히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과 대화의 안건 등 정상회담의 원칙을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아인혼 전 특보는 설명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 : 북한이 비핵화의 준비가 돼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체제 보장이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하는 공동선언입니다.

현직 관리보다 정상회담 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대통령과 백악관의 신임을 받을 수 있는 외부인사가 특사로 적합할 것이라고 아인혼 전 특보는 제언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 내에 대북 협상에 나설 인물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특사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 후반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이끌어 낸 당시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처럼 여야를 아우르고, 한반도와 안보문제 등에 통달한 경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 대통령은 사진이나 찍고 협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합의에 서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 관리가 북핵 협상에 나섰지만 북한이 합의 내용을 상세히 기술하기를 꺼렸기 때문에 미북 정상회담이 불발되었습니다.

정상회담은 가장 높은 수준의 외교영역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억류 미국인 석방 등의 요구도 없이 서둘러 충동적으로(impetuous) 외교적 지렛대를 포기했을 뿐 아니라 실무급에서 차차 고위급으로 올라가 정상회담에 이르는 절차를 거칠 충분한 시간도 없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애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특사를 임명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낼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일 준비가 미흡할 경우는 정상회담을 연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북대화 소식은 고무적이라며 2005년 9·19북핵 합의에 엄청난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확실하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길 희망한다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도 비핵화란 북한의 핵무기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향후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과정 등을 모두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