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미북회담 취소, 북 비핵화 의도 없다는 판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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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이, 미국이 주장해 온 완전한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할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지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도가 없어 미북 정상회담을 해도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은 것은 타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파악하게 된 것이 정상회담 취소의 배경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부시 연구원: 지난 몇주 간 미국과 북한 사이에 비핵화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매우 달랐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양국 갈등 해결 과정에서 상호 용납할 수 있는 기초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정상회담을 할 이유가 없어진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앞으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제대로 확인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앞으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 측의 협상력 재충전이 필요해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보낸 편지 끝에 향후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회담이 열리면 북한은 협상력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회담이 열린다면 가까운 시일 내는 아닙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후에도 한국과 합의한 판문점 선언 등을 준수하며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면 미북 정상회담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자 연구원: 북한이 얼마나 정상회담을 원하는 지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무시하고 핵실험을 재개하면 정상회담은 열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북한의 비핵화 의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정상회담 취소 후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중단할지, 아니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재개할지 향후 북한의 반응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비핵화에 진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