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코앞…북, 명확한 비핵화 신호 안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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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눈에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끝에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됩니다.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은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DC 민주주의수호재단(FDD)에서는 4일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겉으로는 선대와는 다른 ‘보통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핵무기를 핵심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속내는 선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동의하는 듯 보이지만 미북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둔 상황에서도 신뢰할 만한 신호는 감지하지 못했다는게 박 석좌의 설명입니다.

박 석좌는 핵무기가 북한 사회 전체를 규정하는 산물인 만큼 현재 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선전물이나 기념품, 교과서 내용 등이 실제로 사라지는 등 가시적인 신호를 보기 전까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석좌 :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 같지 않습니다. 만약 그가 전략을 바꿀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신호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신호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박 석좌는 북한이 진정으로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갖길 원한다면 회담 전 이미 인권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역시 김 위원장이 선대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지도자 자리에 올라 좀 더 현대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선대가 만들어 놓은 각본을 차례로 따르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 김 위원장은 정권을 잡은 첫 6년간 핵실험과 핵무기 완성이라는 각본 첫 장(page)을 따랐습니다. 지금은 몇달 전까지 한번도 북한을 떠나본 적 없었던 김 위원장이 둘째 장(page)대로 미북회담을 갖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 최대 압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며 훈훈한 미북회담 분위기 속에서도 제재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근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졌던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에서 벌써부터 북한과의 경제적인 활동이 늘어나는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현재 수준의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을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