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북회담서 북 정치범수용소 거론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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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대북 라디오 방송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데 대해 탈북자 중 한 사람으로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성민 대표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는 탈북자들의 기대가 컸었지만 오히려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에 말려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대표 : 저희 인권단체 리더(대표)들은 정말 트럼프 대통령이 해 낼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김정은의 전략, 통일전략·전술에 말려 들어가지 않았나? 앞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들 이야기 하는데, 정말 안 좋은 만남으로 첫 단추를 끼었기 때문에 임기 내내 일이 꼬일 거에요. 잘못된 담판이라고 봤습니다. 11일인가 12일 김정은이가 중국 비행기를 타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고 하는 이야기를 소개한 노동신문에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장군님께서 떠나신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이건 정말 반세기 동안 북한에서 하던 말이에요.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이것 그야말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이후에 미군을 한반도에서 내보내고 소위 그들의 적화통일 노선으로 조국을 통일한다는 건데.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도 역시 기본 핵심은 미군철수에요. 이를 통해서 적화통일을 한다는 건데…

최근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북한 인권운동에 매진해 온 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유린의 가장 핵심인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거론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김 대표 : 북한인권문제는 너무 포괄적이고 방대해서 사실 구체적으로 거론한다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은 정치범 수용소입니다. 정치범수용소가 만약 해체가 되면 거기서 비롯되는 파장이 많고, 수용소 문제 하나만 해결됨으로써 전체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수용소 문제가 반드시 거론됐어야 하는데 거론되지 못했다, 않았다. 유해발굴이라든가 확인된 납북자 송환, 귀환 이런 문제들이 논의는 됐다고 하지만, 역시 여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시간과 향후 실행 약속들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이번 회담에서 아쉬웠던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돌려보내져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는 발언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북한으로부터 먼저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 : 만일 오토 웜비어의 죽음이 없었더라면 북한 인권 문제를 가지고 북한을 압박할 수 있었겠느냐 하는 문제 의식은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좀 더 아쉬운 건 오토 웜비어 같은 희생을 낳게 한 장본인이 김정은이에요. 그런 사건에 대한 김정은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부터 인권문제의 거론을 시작하는 거라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은 과거형으로 지나치고, 지금 그렇게 적극적으로 정치범수용소,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 이런 것들이 논의되지 못했다. 역시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비핵화 회담은 김정은 정권을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에 등극시키는 나쁜 선례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표 : 아니 어떻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세기의 독재자라고 하던 김정은을 국제사회에 미국 대통령과 함께 등극을 시키는 이런 상황이 연출이 돼요? 만약 이게 작은 국가들도 기를 쓰고 핵무기를 만들면 미국 대통령과 동등하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생각할거에요. 정말 나쁜 선례를 만들어 놓은 거라고 저는 봅니다.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가 어떻게 저렇게 나란히 (걸려 있어서), 저 앞에서 세기의 독재자와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저렇게 손잡고 같이 웃을 수가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극악한 독재자의 국제무대 등극이 진행됐다고 보고 있고요. 김정은이 정상국가의 통치자가 됐고, 핵만 가지면 미국의 대통령과도 대등한 관계로 논할 수 있다는 정말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없었던 것보다 못하다고 봐요.

김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송환을 주장하는 12명의 북한식당 여종업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호소했습니다.

김 대표 : 소위 내가 내 의사대로 왔다고 하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처형당하게 되고, 그 반대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자진해서 왔다는 말은 당연히 못하는 거고, 지금 현지에서 잘 살아요. 제가 알고 있는 몇 몇 친구들도 아주 제대로 살고 있는데, 그런 모습조차 이야기할 수가 없지요, 이 친구들은. 문재인 정권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여기에 살려고 하는 사람들을 지옥의 땅으로 돌려 보낼 수는 없다고 믿어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고요.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면, 여기 3만 여명의 탈북자들이 참지 못 할겁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연계해 한국 정부에 요청을 하더라도, 한국 정부는 절대 이들 12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