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베트남, 윁남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26일 오후 도착한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곳곳에는 미국과 북한, 베트남의 국기가 내걸리는 등 미북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베트남, 윁남 외교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현지시간으로 오는 26일 오후 8시 30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도착 다음날인 27일부터 공식적인 베트남 방문 일정을 시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 주석과 회담을 갖고 같은 날 정오에는 베트남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28일 베트남을 떠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등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 호아 쭝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25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미국이나 북한이 오늘 아니면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쭝 차관은 이어 “미북 정상회담 장소는 양측의 요구에 따라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에 대해서도 “언론에 관심을 받고 있는 곳 외의 호텔로 결정될 수도 있다”며 “양 정상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JW메리어트 호텔이, 김 위원장의 숙소는 멜리아 호텔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와 관련해 두 곳 모두 최근 보안이 강화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첫 만남은 27일 만찬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막바지 의제 협상도 이곳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 중입니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5일 오후 5시 20분쯤 베트남 정부 영빈관을 출발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숙소를 찾아갔습니다. 비건 대표와 김 대표 간의 협의는 30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양측의 협의에 앞서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와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사전 협의를 벌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최강일 부국장이 이날 오후 2시쯤 베트남 정부 영빈관을 출발해 미국 측 실무협상 대표단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 도착했고 이보다 30여 분 앞선 시점에 웡 부차관보가 외부 일정을 마치고 파르크 호텔로 복귀한 겁니다.
웡 부차관보와 최 부국장 간의 회동 이후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 간의 협의가 짧게 마무리되면서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 작성을 위한 조율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비건 대표와 김 대표는 20일 오후 현지에 도착해 21일부터 미북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5일까지 5일동안 연일 만나며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하노이의 시민들은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현지에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투이 쩡 씨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이 쩡 : 이번 회담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그래서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또 통일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미북관계가 그동안 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관계가 되길 기대합니다.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이건 씨는 하노이의 한국인들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한국인 이건 씨 : 27일과 28일에 베트남 하노이 한인회, 한국 교민 관련 기관들이 모두 모여서 정상회담을 시청할 겁니다. 아직 정상회담 장소를 모르는데, 회담 장소가 확정되면 깃발을 들고 나가서 응원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곳곳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노이 도로에 서 있는 가로등에는 양손을 마주잡은 모양의 그림판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당사국, 베트남의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습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 취재진이 모이는 국제미디어센터인 우호문화궁전 앞을 지나가는 베트남 국민 상당수도 정상회담을 광고하는 대형 간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느라 분주합니다.
하노이 항봉시장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반팔 상의를 판매하는 상점도 생겼습니다. 이 반팔 상의의 가격은 4~5달러. 2달러가 조금 넘는 가격인 일반 반팔 상의에 비해 가격이 높습니다. 이 상점의 상인은 미북 정상회담 덕분에 특수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 상점의 주인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미북 두 정상의 얼굴이 새겨진 반팔 상의가 아주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옆의 상점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국기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대형 국기의 가격은 5달러, 소형 국기는 1달러입니다. 이 상점의 상인은 “미국과 북한, 베트남 국기를 한꺼번에 묶은 상품도 잘 팔린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최단 노선으로 중국 내륙을 종단, 베트남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중국 후난성 헝양을 통과해 광시장족자치구 류저우 방면으로 이동 중”이라며 “26일 아침 일찍 중국의 베트남 접경인 핑샹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