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판문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북 간의 정상회담 사전협의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협상단은 판문점 사전협의를 위해 한국 체류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북이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 사전협의를 31일에도 이어갔습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조율할 부분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역임한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한국 체류 일정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한 협상단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협의했습니다.
당초 판문점에서 벌어진 사전협의는 두번째 회의가 열린 30일 마무리될 전망이었습니다. 미북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사전협의를 마무리해야 31일 열리는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최종 조율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31일 판문점에서의 미북 간 사전협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 판문점에서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 간 정상회담 주요 내용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도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일정, 의전 등과 관련한 실무논의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앞서 조 헤이긴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30일 미국 실무협상단 숙소인 카펠라 호텔에서 4~5시간 가량 협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31일 진행된 협의도 카펠라 호텔에서 이뤄졌습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들은 미북 정상회담 후보지로 샹그릴라 호텔과 카펠라 호텔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고위급회담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시간으로 6월 1일 새벽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미북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접촉도 이뤄졌습니다.
지난 30일 러시아 외무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북러 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 등을 논의하기 위해 31일 평양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2009년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라브로프 장관이 리용호 외무상의 초청을 받고 방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양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북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반도 핵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자회담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 간의 상세한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