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 전 미 국방차관 “북, 미북협상 진전 없으면 핵실험 재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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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임스 밀러(James Miller) 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으로부터 미북협상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밀러 전 차관을 만났습니다.

기자 : 지난해 가을 스웨덴(스웨리예)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실상 미북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인데 현재 미북관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밀러 전 차관 : 일단 미북대화는 정지된 상황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제시하는 '단계적(step by step) 방안'을 제안했으면 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없애는 완전한 비핵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궁극적 목표를 위해 북한은 먼저 핵 ·미사일 시험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중단하고, 일부 핵시설 폐기에 대한 검증으로 가는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베트남(윁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북 간 비핵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아는데 북한이 원하는 완전한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핵시설 동결 외 더 많은 것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은 일부 제재 완화와 같이 되돌릴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북한이 폐기에 대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포함한 추가 조치도 가능할 것입니다.

기자 : 국방력 차원에서 현재 북한의 군사력이나 보유 무기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나요?

밀러 전 차관 : 북한에는 현재 활동 중인 병력이 더 많지만 한국의 군사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반면 북한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먼저 핵과 미사일 능력이고 다음으로 예비 작전에 파견될 수 있는 특수 부대입니다. 셋째로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 무기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만약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우리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계속해서 '전략적 무기'를 개발한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있다고 전망하시나요?

밀러 전 차관 : 우선 장거리 미사일이 개발될 것입니다. 북한은 대포동2호와 KN-08(케이앤오에잇) 등을 연속해서 개발했습니다. 또한 핵무기에서 파괴력이 훨씬 큰 수소폭탄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전략무기는 잠재적인 생물학 무기입니다. 북한이 일단 생물학 무기를 사용하면 한국과 미국에 상당히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기자 : 그렇다면 말씀하신 바와 같은 이러한 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밀러 전 차관 : 우선 사용 가능성과 시험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일 3국이나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생물학 무기나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는 현명합니다. 그것이 북한 정권을 파괴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죠. 이전 아버지나 할아버지대의 역사에 비춰보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해 실험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이 실험을 중단한 상태인데 어느 시점에서는 이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에도 독립기념일과 같은 미국 공휴일에 여러번 미사일을 시험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는 한편 대내적으로도 주민들에게 자신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기 위해 시험에 나설 수 있습니다. 만약 미북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내년 중 미사일과 핵실험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 만약 향후 6개월 내에 미북 간 별다른 협상 진전이 없다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밀러 전 차관 : 김정은 위원장이 무엇을 할지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국무부 부장관이 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그 협상단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고안해서 협상에 나서기를 희망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단거리나 중거리일수도 있고,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억지로 협상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가 협상안을 제시해야 미북 간 협상진전이 되지 않더라도 그 원인이 미국이나 한국이 아닌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릴 수 있습니다.

앵커 : 지금까지 김소영 기자가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제임스 밀러 전 국방차관으로부터 미북협상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