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회담서 ‘FFVD’ 구체적 논의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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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밴 잭슨(Van Jackson) 박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6일 평양에서 열리는 미북 간 실무회담에서 실질적인 비핵화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학의 국제관계학 부교수로 재직 중인 잭슨 박사는 5일 미국 워싱턴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실무단과의 협상은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개최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8개월 간 미북 협상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후속 논의도 없었다며, 6일 평양 실무회담이나 이달 말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구체적 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장관 정책 보좌관을 역임했던 잭슨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고위급 및 실무단 사이 대화를 통한 외교적 접근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지만 최근까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위협 제거라는 근본적인 목표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로도 이전과 같이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달라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잭슨 박사 :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로도 이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어떤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난달 31일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있었던 비건 특별대표의 강연을 직접 들었다는 잭슨 박사는 미국 행정부가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금까지도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미북 간 외교적 관계가 시작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해와 비교해 핵 위협이나 실제적인 핵 전쟁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 역시 이번 미북 간 실무협상에서 기대할만한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진 리 연구원 : 비건 대표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다소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앞으로 몇주 동안 미북 간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에이브러햄 덴마크(Abraham Denmark)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 등 미리 북한 측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 종전선언이나 주한미군 축소 등을 먼저 제안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