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 리선권 담화에 “여전히 외교 열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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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리선권 외무상이 미국과의 접촉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대북 외교는 여전히 열려있고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23일 담화를 내고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를 언급하며 "우리 외무성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리 외무상의 담화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이 보도를 알고 있다"며 "우리는 외교에 여전히 열려있고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We are aware of these reports. We remain open to diplomacy and hope the DPRK will respond positively to our offers of dialogue.)

리 외무상의 담화에 대해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 북한이 현재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장에 나오는데 관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담화 내용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 경험을 보면 담화내용은 또 바뀌기 때문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단지 협상에 나오는 것에 대한 대가를 원한다며 이런 북한의 기대에 부응해 미국이 뭔가를 미리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리 외무상의 담화는 예상된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미국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었는지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하지만 미북 대화가 시작돼도 북한은 비핵화 주제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의 위협 제거와 대북제재 해제만 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리 외무상의 담화는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국내 경제문제, 코로나19,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 실패로 인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낮은 기대, 향후 회담복귀시 협상입지 강화 등을 이유로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제안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당분간은 북한의 도발도 없고 대화도 없는 그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사실 이런 상황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해 제재완화 등을 먼저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는 한국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의 대화 제의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임기가 몇달 남지 않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미북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무리이고 또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더 많은 것을 양보하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문 정부에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