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남북 통신선을 복구한 것은 대화할 준비가 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신호라며,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4일 개최한 회의에 참석한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관료와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과의 평화구축과 비핵화'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습니다.
먼저 김기정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올해는 다시 남북관계 진전을 재활성화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 진전에 희망을 갖고, 2020년 돌파구 마련에 힘썼으나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지체됐다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특히 남북 통신선 복구를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매우 중대한 상징적 의미로 간주하며, 북한이 현재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응 등으로 북한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 같다면서 미국이 동북아정책을 정립을 위해 먼저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남북 통신선 복원은 평화적인 소식으로 남북회담으로 이어진다면 북핵협상에 매우 중대한 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표는 미국 내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실질적 결과 없이 북한에 협상 지렛대만 높여주는 것이란 일부 부정적 시각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대표: 북한과의 문제는 핵 국가인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로 이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에 곧바로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첫 단계는 북한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먼저 재관여해야 합니다.
윤 전 대표는 과거 북한과 외교적 대화를 하던 시기에 북한의 도발이 적었다며, 외교적 관여가 없었던 오바마 전 행정부 때로 돌아가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코로나 19, 식량 부족, 대북제재 문제 등에 직면해 대화할 준비가 됐다며, 충분한 외교 경험을 가진 바이든 행정부가 이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반면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 담당관은 통신선 복구를 북한의 호의적인 의도로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남북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후 통신선 복구로 한국과 대화를 재개한 것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했습니다.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한국정부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을 발의토록 유도하는 등 북한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북한과의 대화, 관여는 바람직하다면서도 김정은 총비서의 의도를 명심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단순히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한미훈련 축소나 취소를 고려하는 것은 북한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어떤 종류나 규모의 훈련도 자신들이 대화를 하지 않고, 핵무기를 보유하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합니다.
한편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문재인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남북정상회담에는 매우 신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화상으로 회담이 열리더라도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 회담을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