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전문가 “미북, 제재보다 체제보장 논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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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오는 5일로 예정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가 진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웨덴 즉 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은 북한은 향후 미국으로부터 체제 보장을 받으면서 중국을 통한 경제 발전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소장 : 이번에는 안보 쪽, 미사일도 발사했고 하니,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무기 철수 이런 쪽으로 더 많이 요구를 하지 않을까, 제재 해제보다…

이 소장은 북한이 검증 가능한 영변 핵시설 폐쇄와 더불어 우라늄 농축 중단 등과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은 북한의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3년 간 유예한다는 협상안을 미국이 마련했다는 미국 인터넷 매체 VOX의 지난 2일 보도와 관련해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소장 : 외부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아서 경제 발전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체제 보장만 받으면 북한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식으로 (내부적으로) 선전이 가능하니까요.

이 소장은 앞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던 지난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2차 정상회담 이후 약 7개월이 지난 현재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에 따른 중국 관광객의 증가 등에 힘입어 북한의 경제 상황이 비교적 나아졌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북이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과거 영변 핵 사찰을 주도한 미국의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첫 조치로서는 타당성이 있는 제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저도 앞서 (VOX의 보도 내용과) 비슷한 협상안에 대해 다른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바 있습니다. 미북 양측이 이런 합의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회담의 첫 협상안으로는 타당성이 있지만, 반드시 최종 로드맵 즉 이정표에 양측이 합의해야 할 것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특히 북한의 석탄과 섬유 수출 경로에 반드시 합의해 불법적인 제재 회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유엔의 대북 제재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어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연료 추가 생산을 중단하고, 모든 현존하는 핵물질 생산시설과 연구시설을 신고하고 폐기·검증하며, 모든 핵 실험장을 신고하고 핵실험을 중단하는 것 등이 첫 조치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중국국제항공기(CA 911) 환승에 앞서 기자들에게 미북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면서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새로운 신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이 같은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이 매우 합리적인 협상안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더 많은 제재 완화를 원하면서도 영변 이외의 비밀 우라늄농축공장을 신고하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는 등의 비핵화 조치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따라서 북한이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북한 김명길 순회대사가 미국의 제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북한 지도부에 정확히 전달하고, 다음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반응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만 해도 이번 실무회담은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북 실무협상 장소가 3일 오후까지 정확히 발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스웨덴을 방문할 예정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공유할 세부 사항이 없다(We don’t have any details to share.)”고만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