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식…미 하와이로 이송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송환식이 1일 한국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열렸다. 유엔군사령부 의장대가 미군 유해를 수송기에 옮기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송환식이 1일 한국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열렸다. 유엔군사령부 의장대가 미군 유해를 수송기에 옮기고 있다. (RFA PHOTO/ 이은규)
미군 유해, 정전 65년 만에 고향으로 향하다 미군 유해, 정전 65년 만에 고향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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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의 유해 55구를 미국으로 보내는 송환식이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열렸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이해 북한으로부터 인도받은 미군 유해들은 하와이에서 최종 신원확인 작업을 거친 뒤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유해 송환식이 열린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의 유해 55구를 실은 미 공군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가 1일 미국 하와이를 향해 이륙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전사자들이 드디어 고향 땅을 밟게 된 겁니다.

이날 미군 유해를 실은 차량 6대가 오산 미군 공군기지 활주로에 도착하자 미 공군 36전투비행대대 소속의 F-16 전투기 4대가 저공비행을 하며 이들을 맞이했습니다. '플라이 바이'라고 불리는 이 비행은 희생된 전우들을 기리는 의미가 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유엔군사령부 의장대, 오산 공군기지 관계자와 주한미군 등은 차량에 실려 활주로를 들어오는 미군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하며 추모의 예를 표했습니다.

미군의 유해가 담긴 금속관 55개는 유엔사 의장대에 의해 조심스럽게 C-17 수송기 2기에 나뉘어 옮겨졌습니다. 금속관은 모두 하늘색 유엔기로 감싸져 있었습니다.

이날 미 7공군사령부가 있는 오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식에는 송영무 국방부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정경두 합참의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 한국과 미국의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추도사를 통해 "북한과의 인도주의적 협력에 힘입어 지난달 27일 55구의 유해가 송환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하고 화환을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이들은 이제 더 이상 무명 용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분들의 고귀한 희생의 수혜자로서 그리고 유엔군과 한국군의 계승자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유엔군사령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하거나 실종된 채 돌아오지 못한 전우를 절대로 잊지 않았다"며 "유엔군은 전쟁 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용사의 가족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전사자와 실종자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해 송환식에 앞서 미국 국방부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소속의 존 버드 박사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북한이 인도한 유해 55구는 모두 미군 전사자 유해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버드 박사는 "(유해 감식) 초기 분석은 이미 마친 상황이며 사람의 유해임을 확인했고 미국인의 유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당국자들이 말한대로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국인의 유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55구의 유해와 함께 인식표, 헬멧과 전투화 등 전투장비 유품도 송환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유해의 송환은 지난 6월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사안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이해 미군 유해를 담은 55개의 운구함을 미국측에 인도한 바 있습니다.

하와이의 진주만 히컴 기지로 옮겨진 미군 유해 55구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DNA 검사 등 신원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이곳에서 최종 신원확인 절차가 완료되면 미군 유해들은 미국에 있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유엔사는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지역과 운산, 청천 지역, 비무장지대 등에 약 5000구의 미군 유해가 아직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해 송환식이 열린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