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과 도발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미관계 훼손 없인 남북관계 개선이 불가능한 상황이란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3일 미국 민간연구기관 동서센터(East West Center)에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남북관계 관련 화상회의에서 한국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북한과의 관계 회복 기회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성호 교수: 우선 한국 정부는 북한과 다시 관계를 잇고 싶어하는 의도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신 교수는 이미 한국 내에서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등 북한과 관계 유지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 당국과 관련 사안을 먼저 협의하길 원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교수는 또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욕적인 언사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수위를 높인 도발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대북 인도주의 지원조차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은 23일 한반도 긴장 고조 속 한국 정부의 대응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로서는 한미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게 엄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북한 측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의 정책 조율 등을 이유로 대북제재 면제나 해제가 필요한 남북 경협 등에 적극 나서지 못한 데 대해 맹비난을 퍼부은 바 있습니다.
엄 연구원은 한미 양국 모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오는 11월까지 기존의 대북 접근법을 크게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그 때까지는 한미 양국 모두 북한의 최근 도발행위에 대한 과잉 반응을 피하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부당함을 종식시키는 정책을 펴야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우선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기조를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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