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미일 안보협력 구체적 지침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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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구체적인 지침을 정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종연구소 주최로 2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협력 어떻게 볼 것인가’ 제8차 세종국방포럼.

발제를 맡은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형 한미일 안보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며 “한미일 안보협력의 성격과 활용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유지해왔던 ‘전략적 모호성’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전과 같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경우 미국 주도의 동맹망(네트워크)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지속할 시기는 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더이상 한미동맹의 역할 확대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미룰 여유가 없다”며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역내 유사시 동맹으로서 한국의 역할 등 그동안 미뤄왔던 민감한 의제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박 교수는 “한미일 협력과 관련한 우려 사안들도 같은 틀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진입 여부 등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예를 들어 대만해협에서 한국이 도움을 주기로 하면 어디까지 도움을 주기를 원하느냐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이제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한미일 협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들어오냐 안 들어오냐 이야기를 하면 되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지침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한미일 군사협력은 통합된 확장억제를 적용해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가장 실질적인 선택지”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핵ㆍ미사일 탐지ㆍ요격 관련 비용을 키우고 있는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일본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이지스함이 유사시 한반도 투입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일본의 이지스함은 즉각 활용이 가능한 전력”이라고 설명했고 “일본의 대잠수함 작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또다른 발제자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브레이크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과속을 우려했습니다.

김 교수는 “한국이 나서서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승인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한미일이 밀착하며 결과적으로 북중러 협력을 강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분야를 특정해 제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 :근데 지금 속도는 너무 빠르고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카드나 브레이크들을 갖고 들어가야 되는데 지금 정부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한국, 미국, 일본은 이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날 훈련이 탄도미사일의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ㆍ추적ㆍ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며 “한미일은 이번 훈련을 통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 체계를 더욱 확고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훈련은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약 5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장소는 지난해 10월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 때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훈련은 가상의 미사일 표적을 한국과 일본이 탐지해 각각 미국에 전달하고 미국이 이를 상대국에 공유하며 가상 요격하는 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한일 간 직접 정보 공유는 없었다”고 밝혔고 “앞으로 이런 협력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