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미국 대선 이후 한국과의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 미북 비핵화 대화 재개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화해의 당근 수법이 통하지 않을 경우 결국은 도발에 나설 것이란 분석입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선임국장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는지와 관계없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이 최근 3번의 태풍과 코로나19 및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 내부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고강도 도발에 앞서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위한 방책으로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화의 손짓을 먼저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먼저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에 일종의 평화 제안을 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볼 것입니다. 만약 그가 퇴짜를 맞고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하나의 선택지만 남게 되는데, 북한은 예전 각본(playbook)으로 돌아가 (한반도) 긴장을 높임으로써 타협을 시도하려 할 것입니다.
먼저 한국과의 당근책을 시도한 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도발의 채찍술에 또 다시 의존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스냅백(제재 복원) 조항을 단 일부 제재완화를 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당분간 코로나19 대응 등 국내문제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미국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은 3일 치러진 미국 대선과 향후 북한의 비핵화 전망과 관련해, 북핵 문제 진전은 북한이 어떤 길을 택하는지에 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관의 제임스 카라파노(James Carafano) 부회장은 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 대선 결과를 주시하는 미국의 주요 적국으로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의 더 나은 미래는 북한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달렸지만, 미국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간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과정을 대가로만 풀릴 수 있는 대북 최대압박을 고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북한이 미국 대선 시기에도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관영매체의 한미동맹 비난 보도는 한미간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적인 선전활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시기상 이런 보도들은 한미동맹간 마찰로부터 나왔습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이를 혹평하면서 한미 양국간 충돌을 더욱 악화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북한 전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그는 또 방위비분담금을 둘러싼 한미간 입장차나 최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미국의 반중훈련 참여시 중국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한 발언 등 한미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이용해 북한이 한미동맹을 갈라놓으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 대선을 앞두고 관영매체를 통해 한미동맹을 비난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TV 뉴스가 3일 한국 시민단체의 주한미군 철수 시위에 대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북한 관영매체: 남조선 인터넷 신문 자주시보가 전한 데 의하면 얼마전 청계천 광통교 부근에서 80여명의 시민들이 '미국은 들어라. 아메리카노(No)' 월례국제평화행동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북한 매체는 또 2일 '날로 고조되는 반미기운'이란 기사에서 "세계에 75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미국의 강권과 전횡, 살육과 약탈만행을 당하고 있는 곳은 오직 남조선 뿐일 것"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에 앞서 1일 기사에서는 한국 정부가 "혈맹이라는 미국으로부터 갖은 모멸과 냉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 관영매체가 종종 한미동맹과 한미연합훈련, 주한미군 등에 대해 비난해왔지만 미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한국 정부의 한미 공조 움직임에 대해 더욱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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