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대사 “블링컨∙오스틴 방한, 동맹강화 최우선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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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1월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던 해리 해리스 전 대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동맹들과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비핵화 등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합의를 이행할 때 북한 주민들에게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의 견해를 15일 이상민 기자가 전화로 들어봤습니다.

기자: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번주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외교장관 및 국방장관과 만나 이른바 '2+2' 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어떤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한미동맹, 북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무엇보다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자신의 첫 해외방문지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선택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다는 것은 미국이 이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전과 달리 동맹 및 동반자들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외교와 협상의 본질입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2월 중순 이후 북한에 막후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저도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북한이 왜 답변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마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답변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정책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과 얼마나 다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글쎄요. 저는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팀의 일원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 대행이 수주 내에 대북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으니 조금 더 기려보면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더 방점을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한미 대북공조가 잘 이뤄질 것으로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한미 간 대북 공조는 중요합니다. 미국과 한국은 70년 역사를 가진 동맹으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미는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장관은 안보와 관련해 동맹들을 의지하고 협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해왔습니다.

기자: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국의 신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개인적으로 잘 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잘 맞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매우 잘 맞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두 사람의 능력과 신념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잘 어울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입니다. 제 생각에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뒤 두 나라는 더 가까와질 것으로 봅니다.

기자: 신임 주한미국 대사 후보로 누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지 아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모릅니다. 아직 누구도 신임 주한미국대사로 추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향후 일본, 중국이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그렇습니다. 저는 일본, 한국, 중국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봅니다.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 뿐 아니라 중국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나오게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미일 3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북한의 밝은 미래는 그들이 협상장으로 돌아오려는 의지에 달려있다고 북한 측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자: 지금 한미군사훈련이 진행 중인데요. 이번에도 축소된 규모로 컴퓨터에 기반한 모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대북 외교지원을 위해 축소된 규모의 한미군사훈련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군사훈련은 군사적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본질입니다. 아무리 컴퓨터에 기반해 훈련을 한다고 해도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군비태세 약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군비태세를 관계개선이라는 희망과 맞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2018년 이후 한미군사훈련은 축소된 규모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 측으로부터 싱가포르 합의 이행과 관련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희망은 행동의 방침이 아닙니다. (Hope is not a course of action.) 군비태세와 대북 제재를 유지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군사훈련 축소와 제재 완화는 협상의 결과지 협상 전에 먼저주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 대북전단 등을 통한 외부정보의 대북 유입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해리스 전 대사: 탈북민들과 나눈 대화를 볼 때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은 북한 정부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달받지 못합니다. 또 많은 탈북자들이 외부정보를 듣고 탈북했다고 합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해리스 전 대사: 여러분의 지도자가 미국, 한국의 제안에 응답하면 머지않아 여러분에게 밝은 미래가 있을 겁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는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장거리미사일과 핵능력을 개발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어떤 결정을 할 지는 김정은 총비서에게 달려있습니다. 그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결정을 하면 여러분들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