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관여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을 전담할 국무부 관리도 임명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화 재개를 위한 이같은 손짓에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 양국 정상은 지난 21일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 김(Sung Kim) 대북특별대표 임명 사실을 공개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외교적 관여를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며, 북한 쪽으로 공을 넘긴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미정상회담과 같은 양국의 노력에도 북한이 협상장으로 돌아오진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er)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이나 양국 대통령의 발언 중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공동성명에 북한이 좋아할만한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대화 시작 전 먼저 혜택(benefit)을 준다던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 양보(concession)를 제공한다던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히려 북한이 조만간 관영매체를 통해 한미 양국이 자신들에 대한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가 비공식 소통창구인 일명 '뉴욕채널'을 통해 계속해서 북측에 대화 제의를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미국이 제재완화와 같이 솔깃한 제안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오긴 어려울 것이란 설명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 역시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화하길 원한다는 한미 양국 정상의 메시지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자신들의 입지가 강할 때 행동에 나서길 원한다며, 현재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로 큰 타격을 입은 북한이 향후 몇 달 동안 침묵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한미 양국과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수개월 내 중국에 접촉해 경제 및 코로나19 지원을 요청하는 등 오히려 중국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벨기에(벨지끄) 브뤼셀 자유대학의 라몬 파르도 파체코(Ramon Pardo Pacheco) 한국석좌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 또는 미국과 외교를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파체코 석좌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중단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없이 외교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그는 또 북한이 최근 몇년 동안 해온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있지만 정치적 이득이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제재,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갈 것이라고 파체코 석좌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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