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서 전개하는 것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통로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은 지난 주말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처로 양국이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23일 이를 협의하기 위한 한미 간 통로를 마련하는 등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정례연습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그 부분은 한미 간 공조 체계를 여러 통로로 구축한 이후, 이와 함께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하는 문제를 협의할 것이고 또 정례 연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같은 전략자산 전개 방안을 논의할 통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신속한 재개를 합의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통합국방협의체(KIDD), 국방장관 간 안보협의회의(SCM) 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미 확장억제의 실효적인 운용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한미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즉 EDSCG를 실질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서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조율해서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또 이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했다”며 “한미동맹이 내세운 여러 가지 공약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전략자산 전개 연습 및 훈련을 한미 양국 뿐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3국이 공동으로 하는 방안도 논의되느냐는 질문에는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한미일 3국 군사훈련과 관련해서는 검토한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에는 한미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최근 ICBM을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완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미사일 발사 징후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지난 19일):미사일은 코로나 시국이기는 하지만 발사 징후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다 끝냈고 기회만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사드(THAAD),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정상화’시키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며, 국방부가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드 기지 정상화는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더 빠른 시기에 할 것이고 관련 일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대형 전략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추진 중인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서는 “과거 정부가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나 항모전단 등을 전개하기 위해 미국 측과 논의한 과정을 자세히 알게 되면 현 정부와는 다르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 회담 공동성명에서 장거리 폭격기와 핵항모, 핵잠수함 등 미국 측 전략자산을 유사 상황에 적시에 전개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확장억제 전력에 ‘핵’을 명시한 것은 양국 군 통수권자 수준에선 처음 명문화된 것입니다.
이 장관은 과거에도 핵이 확장억제에 포함됐던 만큼 개념 자체는 변한 것이 없다면서도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과거보다 구체적·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과거 도발했을 당시 한국 군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지금은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 그리고 능력이 있더라도 쓰지 못하게 하는 억제 등 두 가지 차원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산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상 간 대화는 보통 개념적, 포괄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는데, KAOC에 간 것은 구체성까지 추가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AOC가 북한과 한반도 상공 전역을 감시하면서 유사시에는 타격까지 관장하는 기밀 시설인 만큼 해당 시설 방문이 명료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