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정세 긴장을 이유로 국영 기업소의 전쟁 예비물자 검열사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해마다 전국에 자리한 1~2급 규모의 국영 기업소와 농장 생산물을 주석폰트(최고지도자 몫)와 군수물자, 민방위 물자(2호미, 4호물자)로 징수하는 한편, 각 단위 자체로 전쟁 예비물자를 비축하도록 조직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도 내 특급 기업소(종업원 3만 명 이상)와 1~2급 기업소의 전쟁 예비물자를 검열하는 사업이 시작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검열은 유사시에 대비해 국영 기업소가 비축해야 할 전쟁 예비물자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는지 조사하라는 당국의 지시로 도 당에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도당에서 파견된 검열 성원들은 기업소마다 전쟁 예비물자가 얼마나 비축되어 있는지, 비축한 전쟁 예비물자가 파손되지 않았는지 등 보관 관리와 경비 실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영 기업소가 비축해야 하는 전쟁 예비물자는 연간 생산량의 5%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강철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강재가 한해 10만톤이라면, 전쟁 예비물자로 비축해야 할 철강재는 5천톤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전쟁 예비물자는 국영기업소가 국가계획 외 더 생산하여 비축하라는 것인데, 국가 자재가 공급되어야 계획도 수행하고 전쟁 예비물자를 비축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신양군에서도 전쟁 예비물자의 생산보장과 비축에 대한 당적 지도를 강화하라는 중앙의 지시로 이달 초부터 도당위원회 검열이 붙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쟁 예비물자는 지방산업공장 외 규모가 큰 중앙산업에서 비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검열이 정기적으로 (해마다) 진행되지 않아 형식에 불과하다”며“하지만 정세가 긴장되면 전쟁 예비물자 검열이 시작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전쟁 예비물자를 비축하지 않았다가 검열에 걸려들면 해당 기업소 당 간부가 출당 철직되므로 일부 기업소 당 간부들은 장마당 상품을 빌려다 창고에 쌓아 놓거나 무역회사에서 수입한 생필품과 부품 등을 임시 빌려다 쌓아놓고 깜빠니아(형식적으로)식으로 검열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쟁 예비물자 검열에 대해 일부 간부들은, 기업소가 정상 가동되도록 국가자재는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국가 계획을 수행하라고 다그치면서 전쟁 예비물자까지 조성하라며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