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주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는 소식과 관련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형 무기체계 양산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소총 등 재래식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주요 군수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총비서.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전략 무기체계를 양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고 진단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다양한 무기 체계 양산을 지금 이미 하고 있다, 그러한 생산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강합니다. 특히 북한이 그간 핵 역량을 보여주면서 '양산을 하고 있다, 실전 배치했다'고 한 부분들에 대한 일종의 증거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러시아 등에 대한 무기체계 제공 의사를 시사하기도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신형 무기가 러시아에 넘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의 기본적 의도는 신형 무기를 실제로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을 많이 표시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거기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대결 구도에서 북한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를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김 총비서가 신규 약전기구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선 지난 2014년 3월 방문한 바 있는 평양약전기계공장의 시설 확장 또는 신규 시설 구축을 현지지도 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약전기구공장은 반도체, 전기통신, 전자설비 등 군사용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류성엽전문위원은 이 같은 공장의 확장이 정밀 유도무기 개발 등에 들어가는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지난 2019년경부터 북한이 단독으로 개발할 수 없는 다양한 무기체계들이 공개되어왔다며 이번 군수공장 시찰 관련 보도는 이미 수년간 이어져 온 북중러 간 군사협력의 결과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바 있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방사포탄 생산, 저격무기 생산 등을 점검하고 저격용 총기 등을 직접 사격하는 영상을 공개한 점에 주목하며 이번 군수공장 시찰이 러시아의 재래식 무기 주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을 의식한 북한의 도발은 핵무력 과시를 위한 전략·전술미사일 발사 등이 대부분이었지 소총을 내세우지는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량으로 필요한 무기 소모품들을 가져가고 그 대가로 북한에 최첨단 정찰위성이나 무인기, 전략·전술미사일 개발 기술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