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방중 일정에서 중국 측과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미중 간 협력이 가능한 공간은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방한 일정을 마친 후 한국 언론에 비록 지금도 미중 관계가 "복잡"한 상황이지만,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는 예외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22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우선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은 23일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미중 간 협력 가능성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국무부 대변인의 전날 관련 발언 외 따로 추가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와 관련,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실적으로 북한에 관해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사안들은 많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켄 고스: 협력이 가능한 공간은 매우 협소하다고 봅니다. 중국은 겉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따르겠다는 입장 정도를 밝히겠지만 실제 북한을 압박할 의사는 없습니다.
중국의 관점에선 미국의 바람대로 북한에 비핵화를 적극 촉구할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미국도 중국에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은 대북제재의 온전한 이행 정도라는 겁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도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실제로는 어떤 협력도 없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만 양국 간의 협력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다시 작성하는 것 외 다른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은 특히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 다른 관심사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지 못하는 한 북한의 어떤 종류의 비핵화도 장려할 의사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나아가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원하는 유일한 건 역내 안정(stability)이라며, 중국에 가장 이상적인 북한은 "고요한 북한"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한반도의 역내 안정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존재한다 해도, 미국과 달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중국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 역시 향후 비핵화 협상이 중국을 포함해 다자간 방식으로 진행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 대북정책은 대부분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북전략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의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인 반면 중국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만 과거 6자회담 때 처럼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 역시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23일 셔먼 부장관의 오는 방중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중 간 협력 가능한 사안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 기자,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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