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군인들이 혹한 속에서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동계훈련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훈련 도중 다치거나 장애를 입어 제대 되는 군인도 많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아직 채 피지도 못한 어린 군인들이 군사훈련 도중 몸을 다치거나 장애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주 동계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감정 제대(의병 제대)되는 군인을 바래(배웅해)주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는 황해북도 사리원에 사는 내 친구의 사촌 동생이다”라면서 “작년 12월 초 첫 스키훈련을 하다가 실수로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군사복무를 더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고 감정 제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친구의 사촌 동생은 백두산 주변에 있는 김정은 특각(별장)을 지키는 호위사령부 312여단에서 근무했다”며 “친구의 부탁을 받고 삼지연 포태노동자구에 있는 사촌 동생의 부대에 면회를 가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친구의 사촌 동생은 스키훈련을 하다가 넘어지거나 곤두박질을 쳐 팔다리가 골절된 군인이 많다는 말을 했다”며 “군사복무를 못할 정도가 아니면 여단 군의소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데 약도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훈련중 부상으로 영예군인이 된 친구의 사촌 동생이 자신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면서 머지않아 군대에 가야 하는 아들이 걱정되었다”며 “혜산시에도 군대에서 군사훈련과 건설작업을 하다가 다쳐 제대된 영예군인들이 정말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영예군인은 군사 복무 중 부상을 입고 제대한 상이군인을 말합니다. 몸을 다친 정도와 장애 정도에 따라 특류, 1류, 2류, 3류 영예군인으로 구분되며 북한 곳곳에 영예군인들이 모여 간단한 생필품을 만드는 경노동을 하는 영예군인공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과 지방의 몇몇 주요 영예군인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장들이 에너지와 자재 부족으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호위사령부 312여단에서 근무했던 한 탈북민은 10일 “내가 복무할 때도 스키훈련을 하다가 다치는 군인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312여단은 백두산 근방의 특각을 지키는 부대로 김일성 김정일의 신임을 많이 받은 부대였다”라며 “국방상 산하(예하)의 인민군에서는 몇몇 특수부대들이 스키훈련을 하지만 호위사령부에서 스키훈련을 하는 부대는 312여단이 유일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스키훈련은 처음에 맨몸으로 하다가 숙련되면 무기 장구를 다 착용하고 하는데 사고가 정말 많았다”며 “팔다리가 골절되는 군인이 제일 많았고 허리를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되는 군인도 있었으며 스키를 타다 나무 그루터기와 부딪혀 중상을 입는 군인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낮 기온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백두산 지역의 추운 날씨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스키훈련을 비롯한 각종 야외훈련에 내몰리다 보니 손과 발, 귀에 동상을 입지 않은 군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 한 명을 위해 북한에서 제일 춥고 험한 백두산 지역의 산속에 천 명이 넘는 군인들이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특각 경비를 서고 고된 훈련에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