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오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대표로 파견한다고 통보해왔습니다. 김영철은 미국과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인데다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방남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등으로 구성됩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월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정찰총국장을 거쳐 통일전선부장을 맡으며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철은 대표적인 대남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46명의 한국 장병이 숨진 천안함 피격 사건을 비롯한 각종 대남 도발의 배후로 거론돼 왔고, 미국과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에도 올라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단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큰 틀에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을 수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올림픽 폐막식 참석’이라는 방문 목적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데다 김영철의 경우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과 관련된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자연스러운 기회에 만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별도 회동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대표단의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방문이 폐막식 참석을 위한 것인 만큼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폐회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개회식을 계기로 한 미북 회동 불발 이후 미북 고위급 접촉이 또다시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청와대는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접촉할 계획이나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준수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제재대상인 김영철의 방남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