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산하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센터의 임현지 연구원(Non-Resident Fellow)은미 공군대학 출판부가 발간하는 '인도태평양문제학술지'에 지난 1일 기고한 '신기술: 한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새로운 위협과 커지는 기회'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새로운 위협에 한국이 무인항공기,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투자해 이를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임현지 연구원의 견해를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이달 초 기고문에서 지적한 대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독자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면 그것은 북한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요?
임 연구원 :저는 (한국의) 새로운 기술과 향상된 능력이 인도태평양 전구에서 한국이 확장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전에 한미 동맹은 순전히 혈맹으로 탄생한 군사적 동맹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군사적 동맹을 초월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동맹의 역량을 강화하고 보다 복합적이고 포괄적인 동맹으로 변화했습니다. 강화된 능력을 보유한 동맹국은 미국에 그리 나쁘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이 더 많은 능력을 보유는 것은 미국에 좋은 소식이고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실제로 미국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이 미국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도 북한이 이를 위협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입니까?
임 연구원 :저는 한국의 (윤석열) 신임 정부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한미동맹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배제했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표합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의 동맹국이고 한국은 이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오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는 겁니다. 대북정책이 한국 국내 정책에서 자주 양극화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고 이는 국내 포퓰리즘, 즉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초월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정책을 북한이 알 수 있도록 분명히 명시해서 억제 효과가 나타나도록 해야 합니다. 그다음 한국은 지난 몇년간 위축됐던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미가 서로 동일한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중단됐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연합훈련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이런 훈련이 북한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억제란 실제 인식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정확히 뭘 하려는지,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고 북한이 이러한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 지도부는 그런 의미에서 억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안보를 위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기자 :한국의 신기술 개발로 한미 간 상호운용성을 높일 것이라 평가하셨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임 연구원 : 한미 양국의 신기술은 국가의 무기체계(weapon system)를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려 이에 대한 대화를 가능케 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최고 지도자부터 전적인 협력을 약속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전술적 수준의 실무급 논의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은 신기술 체계를 어떻게 힘을 합쳐 발전시킬지 그 방법을 모색하고 공동 목표를 추구해야 합니다.
기자 :최근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또 한미 양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임 연구원 :우려스러운 건 북한이 무기 시험한다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북한이 이런 시험발사를 어떻게 기회로 삼아 이용하고 있는지입니다. 북한은 방어 능력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투 능력 무기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러한 시험발사로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 조건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벼랑끝전술(brinkmanship)은 어느 정도 효과적이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무기를 시험한 것 자체보다도 그들이 시험하는 이유와 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가 더 우려스럽습니다. 물론 최근 발사는 임박한 위협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이 이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 때처럼 이러한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요즘은 특히 정치선전전, 사이버전 등을 포함해 전시와 평시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선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양측의 지도부에서 전략적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 생각합니다. 또 정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대북) 전략을 확실히 세워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신기술을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무역 및 산업 협력에도 활용해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센터의 임현지 연구원과의 인터뷰였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