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도훈 ‘한미실무그룹’ 효용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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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남북한 간 긴장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북핵 6자 수석대표 협의가 열렸습니다. 한국 일각에선 최근 남북관계 악화가 '한미실무그룹' 협의 등 한미 관리들 간 의견 조율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지만 미국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간 면담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일정이나 논의 내용은 이날 오후까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현재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한미실무그룹'에 얽매여 남북관계 개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하며, 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북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도 17일 담화에서 "북남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 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 바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며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이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고, 한미실무그룹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 패트리샤 김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남북관계 악화를 한미실무그룹 탓으로 돌려선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연구원: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고, 북한이 또 다시 도발로 회귀한 데 대한 한국의 좌절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미실무그룹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 외교에 아직 진전이 없는 데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진지하게 협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또 대북정책에 대해 한미 정부 간 입장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미실무그룹의 주요 역할은 양국 간 긴밀한 의사소통과 정책 조정을 통해 이러한 이견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최근 같은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한미실무그룹을 해체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역시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실무그룹에 대한 비판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실제 한미실무그룹에 참여한 한미 양국 당국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본 바에 따르면 한미실무그룹은 전략 조정에 매우 효과적인 장치로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미실무그룹은 양국 입장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양국 간 입장차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남북 간 협력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이러한 양보를 북한 측에 제공하면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것이란 근거 없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