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9월 9일 행사에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국가 주석 대신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참석합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 미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중국의 타협안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한 이후 시진핑 주석이 올해 북한 정권수립 기념 9.9절 행사에 참석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시 주석을 대신해 오는 8일 방북할 예정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 연구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북한과의 더딘 협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국 배후설’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을 보내는 것은 동맹국인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외교적 전략이라는 게 테리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테리 연구원 : 시진핑에게 이는 절충안입니다. 전례 없이 서열 3위를 보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For Xi Jinping, this is a sort of compromised solution. By sending number 3 to North Korea, he's also indicating to Kim Jung Un 'North Korea matters'. Because he hasn't done that before.)
테리 연구원은 북한으로서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방문하는 것을 가장 원하겠지만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 상무위원장이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최고위급이란 점에서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올해 들어 북중 간 외교적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긴 했지만 시 주석이 열병식이 있는 9.9절 70주년 행사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낼만큼 김 위원장과 편안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 중국은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특히 대규모 군사행진이 있는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다소 불편하게 느낄 것입니다. (I think Chinese are being cautious. Particularly an anniversary is going to be involved with big military parade, which I think it would make Chinese feel a little bit uncomfortable.)
리비어 전 부차관보 역시 시 주석이 이번에 북한 방문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미국과 북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중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5일 리잔수 상무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 파견이 북한과의 오랜 우호 전통과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