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점등 앞두고 남북 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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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서부전선 최전방에 있는 김포시 애기봉에 9m 높이의 성탄절 등탑을 세우고 점등행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북한이 4일 "용납못할 망동"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독교의 기념일인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 또는 성탄절이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성탄절을 앞두고 거리마다 성탄나무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그곳에 오색빛깔의 전구 등을 장식합니다.

깜깜한 밤에는 전구에서 비치는 아름다운 불빛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소원 등을 빕니다.

지난 2일 남한의 기독교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개성 일대가 바라다보이는 김포의 애기봉에도 9m의 등탑을 세우고 성탄절 점등행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종교활동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를 허용했습니다.

애기봉에서 점등이 이뤄지면 휴전선 부근에 근무하는 북한 군인은 물론 인근 주민들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최윤철 탈북자 (개성 출신): 애기봉에서 비친 불빛은 개성에서도 잘 보였습니다. 그때는 등탑이 왜 켜지는지 몰랐지만,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애기봉 점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거세게 반발해왔습니다. 종교 목적의 시설물이지만, 대북 심리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4일에도 조선종교인협회를 통해 “용납못할 망동”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조선종교인협회 대변인 담화 : 한기총은 괴뢰 패당의 추악한 심리 모략 책동에 가담하는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 애기봉 등탑 건설과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조선종교인협회는 또 대변인 담화에서 “점등식으로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서는 한기총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한기총이 예고한 점등행사는 오는 12월 23일입니다. 등탑 점등식을 앞두고 애기봉 주변은 다소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애기봉 주변의 경계태세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