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RFA 10대 뉴스①] 돌파구 못 찾는 미북 핵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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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9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뉴스’입니다. 오늘 ‘10대뉴스’ 첫 번째 시간은 양희정 기자와 함께 ‘돌파구 못 찾는 미북 핵 협상’에 관해 이야기 해 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앵커 :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내놓으라며 자의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과 관련해 한국을 찾은 미국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6일 미국은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 즉 시한이 없다'고 밝혔지요?

기자 :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마친 후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비건 대표: The United States does not have a deadline. We have a goal. We and the North Koreans have in our hands the ability to choose a better path.))

비건 대표는 또 미국은 “균형 잡힌 합의를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해법’을 제안해 왔다”며 북한 카운터파트 즉 상대에게 비핵화 협상을 완수하자며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측에 공개 회동을 제안했는데, 결국 북한의 무응답으로 인해 불발됐습니다.

앵커 : 지난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없이' 끝난 후 북한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양측이 강대강 정책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을 받았었지요?

기자 : 하노이 회담 7개월만인 지난10월 초 스웨덴 즉 스웨리예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도 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되면서 비핵화 대화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고, 북한은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잇따른 성명과 도발로 대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방한이었습니다.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난 7일에 이어 비건 대표의 방한 직전인 지난 13일에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이 시험 결과가 북한의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이튿날인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서해위성발사장 시험이 잇달아 성공해 북한 군대는 ‘최고령도자의 그 어떤 결심도 행동으로 철저히 관철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 북한이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엔진시험으로 추정되는 동창리 지역에서의 '중대한 시험'까지 감행하자 미국도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긴장이 고조됐던 상황을 되짚어 볼까요?

기자 : 네, 북한이 7일 과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단행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으로 해석되는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인터넷 사회적 연결망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앵커 :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인데요? 이전까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미사일 시험 유예'를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꼽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줄곧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고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려 했었지요?

기자 : 그렇습니다. 미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와 잠수함을 탐색하는 해군 초계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북한의 움직임을 낱낱이 정찰했고요.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일본 상공 인근을 비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 11일에는 미국의 건의로 올 들어13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섰던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북한 논의가 소집됐습니다. 이에 북한은 미국의 안보리 소집이 '우리 길 선택에 도움'이 된다며 또 다시 강경 노선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일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미국이 가지고 있는 여러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며 무력 사용을 암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를 비핵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갖고 있는 충분한 수단들을 고려할 것입니다. Kim Jong Un said that he is going to denuclearize the Korean Peninsula- if he does not do that, then we'll take that into account. And we've got plenty of tools in the toolkit.))

앵커 :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그러나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반응을 보였지요?

기자 :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에서 북한은 그 동안 자제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막말도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9일 담화문에서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 북한은 지금 탄핵 정국에 몰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해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끝내 '연말 시한'까지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경고한 '새로운 길'이란 뭘까요?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ICBM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 하지만,북한이 대미 관계에 위험부담이 큰 ICBM보다는 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ICBM 발사를 '레드라인' 즉 '넘지말아야 할 선'으로 여기고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중대한 시험'에 대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고, 또 지난 3일 영국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에 있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입니다. 이를 사용하기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사용할 것입니다. (Now we have the most powerful military we've ever had. We by far are the most powerful country in the world. Hopefully we don't have to use it. But if we do, we'll use it.)

앵커 : 북한이 '협상 시한'을 앞두고 '변화된 대내외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이달 하순 소집하겠다'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파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 북한이 지난해 4월 전원회의에서는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 종료하고 이른바 경제총력노선을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달 말 전원회의에서는 이를 번복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미국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창의적'이고 '유연한 해법'을 제안한 만큼 북한이 대화에 나서는 대신 추가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회귀한다면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양측 모두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움츠러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양측이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비핵화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으려 한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미국도 북한 측이 원하는 방식으로 지도자 간의 서신교환 방식으로 대화를 해 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 부처들과의 조율을 거쳐 신중하게 서신을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지난 10월 스웨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북한이 비핵화 개념 정의와 방법, 일정표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거부한 상황에서 미국이 ‘부분적 비핵화’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 북중관계가 좋다고 해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은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나서겠다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약속에 북한과 정상회담에 나선 것이며, 북한이 다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나선다면 북한은 또 다시 고립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정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16일 남북 철도와 도로 사업과 해외 파견 노동자 문제 등 일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안했습니다.

앵커 : 네, 양희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앵커: RFA자유아시아방송의 2019 10대 뉴스 첫 번째 시간으로 '돌파구 못 찾는 미북 핵 협상'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북 '으름장'에 남 '조바심'… 희한한 남북관계"를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