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해군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북한 군의 기습 공격에 맞선 제2연평해전을 승전으로 공식화했습니다. 해전이 발발한 지 20년 만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9일 경기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개최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 기념식’.
지난 2002년 서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군의 기습에 맞서 싸운 ‘제2연평해전’ 영웅들을 기리는 행사입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해전에서 전사한 6명 장병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제2연평해전 영웅들이 이룩한 승리의 역사를 계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기념식 명칭을 ‘승전 기념식’으로 바꿨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며 발발 20년 만에 제2연평해전을 승전의 역사로 공식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 제2연평해전은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승리의 해전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한국 군은 제2연평해전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부터 행사의 명칭을 기념식에서 승전 기념식으로 변경했으며, 전적비 명칭도 전승비로 바꿀 예정입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제2연평해전은 한 치의 바다도 적에게 내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목숨 바쳐 이뤄진 값진 승전”이라며 “북한이 도발할 수 없는 강한 안보 태세 확립이 서해 수호 영웅들의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의 유가족도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들의 희생을 기렸습니다.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찾아 전적비를 참배했고,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서해영웅 6인의 숭고한 희생에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맞서 더욱 확고한 안보태세로 대비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야당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조국의 영해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제2연평해전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목숨을 바쳐 서해 바다를 수호한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근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 국면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쯤 북한 경비정 두 척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고, 한국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감행해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습니다.
당시 기습으로 한국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했지만 즉각 대응에 나서, 북한 군도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경비정도 화염에 휩싸인 채 도주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측 수역 댐 방류 시 사전에 통지해달라는 한국 정부 측 요구에 이틀째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업무개시 내용 이외에 서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라며 남북 합의에 따라 북측에 댐 방류 시 사전 통지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유족은 이날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피해자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한 걸음 진전을 거뒀음에도 국가가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며 위로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