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RFA 10대 뉴스 ①]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김정은 딸 등판에 허 찔린 국제사회

0:00 / 0:00

앵커 :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은 '10대 뉴스' 첫 번째 시간으로 한도형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 한도형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헤드라인>

앵커 : 네. 북한이 올해 처음 공개한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가 주제인데요. 지금까지 김주애가 공개적으로 참석한 행사에는 어떤 것이 있죠?

기자 :북한은 지난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이 둘째 딸 김주애 손을 잡고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공식 직책을 받지 않은 최고지도자의 자녀를 공개한 건 이것이 처음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어 11월 27일 김정은이 화성 17형 시험발사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는데 김주애는 여기에서 두 번째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두 번에 걸친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에서 김주애는 군사시설을 거리낌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었고 김주애에 대한 묘사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앵커 : 북한 관영매체에서 김주애에 대한 표현이 조금 달라졌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묘사되었나요?

기자 :북한 관영매체는 화성 17형 미사일 발사 현장 보도에서는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 몸소 나오셨다"고 표현했습니다. 27일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보도에서는 "총비서 동지가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사랑하는 자제분' 이 '존귀하신 자제분'과 같이 더 높은 존칭으로 바뀐 것입니다.

앵커 : 한국 정보당국도 김정은과 동행한 사람이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가 맞다고 확인했죠?

기자 :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1월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성 17형 미사일 발사 현장에 동행한 소녀를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10살 여자아이 김주애로 보기에는 사진 속 소녀의 체격이 너무 큰 거 아니냐는 일부 의혹이 있었는데 국정원은 김주애의 키가 좀 크고 덩치가 있다는 정보와 일치하다면서 김주애가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앵커 : 북한이 김정은의 둘째 딸을 공개한 의도가 궁금해지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화성 17형, 이동식발사차량(TEL) 같은 핵심 군사시설 앞에서 김주애를 공개한 사실에 주목하며 북한 체제의 오늘과 미래를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이 핵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도 국가핵전략무력강화 노선을 이어간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분석입니다. 또 김정은이 자신의 자녀들도 챙기는 안정적인 체계이며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라는 것을 내부 주민들과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도발만 하는 것이 아니고 김정은 체제는 김정은이 자기 자녀들까지 챙기는 안정적인 체제라는 것을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 또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그런 차원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김정은에게 북한을 영국 왕실 같은 권위 있는 왕조로 만들고 싶은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 앞서 지난 9.9절 공연 때 나온 여자아이가 김정은 딸이라는 추측 보도가 있었는데 이번 둘째 딸 김주애 공개가 이에 대한 김정은의 대응이라는 분석도 있었죠?

기자 :네. 2019년 탈북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이신욱 원광대 연구교수는 김정은이 딸을 상당히 아끼고 해외 언론 동향을 의식한다면서 딸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9.9절 기념행사에서 나타난 여자아이의 장면만 편집돼 삭제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릿지> “여러분은 지금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보내드리는 2022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 지금 또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과연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인 것이냐 라는 질문인데요. 맞다, 아니다 중 어느 쪽 전문가 의견이 더 우세한가요?

기자 :네. 많은 전문가들이 이 질문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일단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가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더 많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만약 딸이 후계구도와 연계되어 있다면 우상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우상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만약 후계구도와 연계되어 있다면 우상화가 함께 진행되어야 되는데 우상화는 전혀 없다는 측면이 있고요. 또 오히려 공개하면서 여러 가지 신분을 노출시켰다는 것은 딸 바보라는 보통 사람의 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는 만약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면 남편이 다른 성 씨가 될텐데 이것은 북한의 김씨 세습에서 있을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도 김주애가 후계자가 되면 백두혈통에 변이가 생기는 걸 의미하는데 그러면 백두혈통의 정통성이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후계자는 반드시 아들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 :만약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면 남편이 다른 성 씨가 될 텐데 박 씨, 최 씨, 이 씨가 4세대, 5세대 지도자로 나간다는 것은 북한의 김일성 3대 세습에서 있을 수가 없는 일이고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저는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생각합니다. 백두혈통이 완전히 변이되는 걸 의미하는데 백두혈통이라는 정통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죠. (김정은의 후계자는) 아들이어야 합니다.

앵커 : 아들을 비롯한 김정은의 다른 자녀들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김정은의 자녀와 관련한 정보는 철저히 감춰져 왔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탈북하기 전 김정은에게 첫째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리설주와 2010년생 첫째 아들, 2013년생 둘째 딸, 2017년생 셋째, 세 명의 자녀를 낳았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전문가는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까?

기자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 관영매체가 김주애에 대해 '존귀하신',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김정일이 장남, 차남을 제치고 김정은을 이른 시기에 후계자로 선택한 것처럼 김정은도 김주애를 내정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첫째 아들이 후계자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김주애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두 가능성 모두 주목한 전문가도 있습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 체제의 속성상 첫째 아들이 후계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첫째 아들에게 건강상의 문제와 같이 승계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면 지금부터 김주애를 등장시켜 북한 주민들이 여성을 후계자로 받아들이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만약 첫째 아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김주애가) 어린 나이지만 지금부터 서서히 공개를 해서 북한 주민들을 가스라이팅을 시키고 나중에 김주애를 차기 후계자로 내세워도 되지 않겠느냐 이런 판단을 할 수는 있죠.

앵커 : 앞으로도 김주애가 계속해서 공식석상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번 북한의 김주애 공개가 화성 17형 시험발사에 대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홍보에 임팩트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합니다. 남 교수는 전세계 언론이 김주애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원했던 홍보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김주애를 등장시킬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 측에서는 북한의 김주애 공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정부에서는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애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이 김주애를 공개한 의도는 일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방어용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좀더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네. 한도형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2년 10대 뉴스 첫 번째 시간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김정은 딸 등판에 허 찔린 국제사회'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끝모를 무력도발에 핵무력 법령화까지'편을 보내드립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