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RFA 10 대 뉴스] ② 열차발사,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멈추지 않는 북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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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1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두 번째 시간은 홍승욱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헤드라인>

앵커: 네, 올해도 계속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오늘 주제인데요. 가장 최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어떤 것이었죠?

기자: 네, 가장 최근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였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10월 19일 북한이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오전에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이를 다음날 공식 발표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2년여 만에 SLBM 시험 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LBM은 사전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가 어렵고, 개발 단계에 따라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이동한 뒤에 공격할 수 있어서 이른바 '전략무기'로 분류되는데요.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봤을 때는 같은 달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한 소형 미사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정도로 위협적이라면, 한국·미국을 비롯해서 국제사회의 반발이 컸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한국 청와대는 미사일 발사 당일 즉시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고요. 미국 연방 의원들과 인도태평양사령부도 규탄 성명을 냈습니다. 유엔도 발사 즉시 기자설명회에서 한반도 정세를 우려하고 있다고 했고, 유럽연합(EU)도 북한의 SLBM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면서 깊은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앵커: 역시 SLBM이 위협적인 전략 무기라서 그런지, 국제사회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군요. 그런데 올해 북한 미사일 도발이 그것 말고도 여러 차례 있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새해 들어서자마자 1월 22일에 평안북도 구성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요. 3월에는 21일과 25일에 각각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그리고는 6개월 뒤, 9월 11~12일에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바로 며칠 뒤 15일에는 평안남도 양덕에서 동해상으로 열차를 이용해 미사일 2발을 쐈습니다. 또 같은 달 28일에는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1발을 쐈는데, 9월 한 달에만 세 차례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인 10월에는 앞서 말씀드린 소형 SLBM 시험 발사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올해 포착된 것만 7차례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었군요. 그런데, SLBM이나 탄도미사일은 여러 번 들어봤는데 순항미사일은 좀 생소하네요? 북한이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잘 알려져 있고요. 북한판 토마호크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또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를 시험했는데요.
심지어 9월 15일에는 탄도미사일을 열차에서 발사하는 시험까지 했습니다. 열차로 이동하면서 미사일을 쏘면 추적·감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면, 아무래도 막는 입장에서는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개발중인 SLBM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육상과 수중에서 동시에 다양한 방향의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인데요. 육상과 수중에서 궤적이 서로 다른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SLBM 등을 섞어서 발사하면 전방과 후방에서 동시에 교란이 일어나는 만큼, 요격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분석 들어보시겠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지난 16일 '신범철의 외교안보클리닉'):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이른바 '3종 세트'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스칸데르'형, 하나는 '에이태킴스'형이라고 해서 약간 더 작은 게 있고 다른 하나는 600mm 대구경 방사포로 이것도 일종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것입니다. 그것들을 동시에 발사하면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막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브릿지>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 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연말 특집방송 2021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북한이 이렇게 다양한 무기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데,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북한의 미사일 전력 개발이 한국에 큰 위협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소식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서 전해지는 만큼 과장된 면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만 봐도 북한이 흉내를 내기는 했지만, 속도가 마하 5에도 미치지 못해 극초음속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보통 전력을 실제보다 몇 배 이상 과장해왔다는 것인데요. 전문가 분석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11월 24일 '인도·태평양 시대 극초음속 미사일 군비경쟁' 화상 토론회): 북한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3배 정도는 과장하는 특성을 보여 왔습니다. 북한이 내세우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현 시점에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시험 발사했다는 화성-8형도 기술 수준은 공개한 것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같은 달 발사한 소형 SLBM이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국 군이 충분히 요격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앵커: 한국 군도 북한의 미사일 전력 개발에 대응하고 있겠죠?

기자: 네. 지난 9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한국 군이 세계 7번째로 SLBM 시험 발사를 성공시킨 현장을 참관했는데요. 당시 현장의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은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사일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 군이 언제든 북한 도발에 대응할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의 개발 결과도 같은 날 보고했는데요. 특히 이미 개발을 마친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것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북한이 대화를 중단하고 이렇게 무력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의도가 뭘까요?

기자: 이와 관련해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16일 '김정은 집권 10년 이후 동향 분석' 자료를 내놓았는데요. 이에 따르면 북한은 대화 분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2018년 이후로는 핵실험이나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등 이른바 재래식 전술무기 시험 발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단 신무기 시험을 미국을 상대로 제재완화 등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 결국은 군사적인 행동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수단인데, 이 수단을 두고 겉으로는 위장 선전공세를 취함으로써 각국이 제재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이중적인 혼선전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북한이 다양한 신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여러 차례 추가 시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향후 국방과학발전 5개년 계획을 이미 수립해서 진행하고 있고요. 올 연말까지 정한 목표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북한이 12월 말까지 가능한 한 최대한 신형무기, 또는 SLBM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단 한차례 발사했는데 그것의 완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시험발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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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A newly developed anti-aircraft missile is seen during a test conducted by the Academy of Defence Science 북한이 지난달 신형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 하는 모습. /REUTERS (KCNA/via REUTERS)


앵커: 내년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북한 도발 대응 관련 발언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의 일방적인 합의 파기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지난달 25일 외신기자클럽 기자설명회): 남북의 상생 발전은 신뢰 관계에 기반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남북 합의의 철저한 준수 및 이행이 전제될 때 신뢰 속의 발전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후보는 연평도 포격전 11주기를 맞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면서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는 자신이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한국 군의 통수권자였다면 현장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을 것이라고 밝혔고요. 현장 대응으로 공격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원점 타격을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지난 15일 관훈클럽 토론회): 원점타격문제는 일반적으로 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데, 현장 대응으로 부족하고 이를테면 포가 발사되는 원점을 공격하지 않으면 지속되는 공격을 막을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그 권한까지도 줘야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후보는 지난달 열린 기자설명회에서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망 체계를 촘촘히 하면서 한미 확장억제력을 확충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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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SLBM 잠수함서 발사" 확인…김정은 불참 북한이 지난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 하는 모습. /연합뉴스 (나경근/YNA)


앵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에도 이런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 군 당국은 지난 10일 열린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이 대남·대미 상황관리 하에 핵능력 고도화와 미사일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초 김정은 총비서가 8차 당대회에서 핵기술 고도화와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핵탄두 생산 등을 과업으로 제시한 이후 관련 시설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것인데요.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ICBM 발사에 활용될 수 있는 위성, 그리고 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에 아직 이행하지 않은 것을 반드시 실행할 것이란 겁니다.
특히 SLBM은 북한이 중단하겠다고 밝힌 핵실험이나 ICBM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그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고요. 위성 발사용 로켓은 탄두 대신 인공위성을 탑재한다는 점만 빼면 ICBM과 기술적으로 매우 흡사하다는 설명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ICBM을 안 쏘면, 대신 SLBM을 쏘면 모라토리엄을 깬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보면 저는 북한이 내년에 SLBM을 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봐요. 지금도 준비는 거의 다 됐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 ICBM을 쏘지 않는 대신 위성을 갖고 똑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성발사를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봅니다.

특히 내년 초에는 김정일 생일 80주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몰려있는 만큼 위성로켓 발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토비 달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15일 한 토론회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비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군축 협상에 핵무기 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홍승욱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21년 10대 뉴스 2편 '열차발사,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멈추지 않는 북 도발'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2021년 10대뉴스 세번째 편 '피아 구분 없는 무차별 북 사이버 공격'편을 보내드립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