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북, 국제규범 따른 비핵화 조치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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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이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이에 따른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대북 경제개발 지원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현지시간으로 14일 공개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터뷰 내용.

이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한층 심각해진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이른바 ‘투 트랙’ 접근 바탕의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은 북한이 올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예 약속, 즉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파기하는 한편 극초음속미사일 등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핵탄두 운반 체계를 발전시켰다고 지적하며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북한의 동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이란 나라를 이같이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면 대북 경제개발 지원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며 특히 북한이 핵 시설 사찰을 허용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상황과 관계 없이 남북한은 같은 민족이라고 말하며 한국 정부는 북한에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과 군사 위협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 통로를 언제나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또한 지난 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대담에서 한미 양국은 대북 관여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지난 5일):북한이 북한 나름대로의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한미 양국은 관여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는 동시에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There is still room for engagement even if North Korea is doing all the things that they're doing and the US and South Korea will never move off of the goal being denuclearization.)

윤 당선인은 또 한국의 차기 정부는 대북관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유럽연합, 아시아 전역으로 외교의 폭을 넓히고 세계 10대 경제 강국 중 하나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해 현 문재인 정부에서의 한일 관계 약화는 한미일 3자 협력의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며 차기 정부에서는 한일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을 바로 추진하기 보다는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같은 국제적 사안을 다루는 실무그룹을 지원하고 이와 관련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국 내에선 차기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전략도발 뿐 아니라 국지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신정부 출범 초기 남북관계 관리방안’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하면서 모라토리엄을 폐기한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7차 핵실험이나 신형 ICBM 정각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는 남북관계 현안을 넘어 세계적인 안보 현안인 만큼 한국 정부는 철저하게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이 이미 예고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가시화하기 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불시에 국지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 메세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을 도발의 빌미로 활용할 수 있어 차기 정부는 북한 관련 발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